아직 아무도 사과 안했다…이태원 '156명의 비극'에 시민들 분노

이상민 행안부 장관 발언 논란 이어 용산구청장도 변명만

온라인 커뮤니티 "정부·지자체 책임회피 급급" 비난 봇물

 

"사람이 156명이나 죽었는데 아무도 책임지려는 사람이 없다. 나아가 사과하려는 공직자 한 명 없다."

'이태원 참사' 사흘이 지난 1일 현재 각종 온라인 공간에서는 이번 참사의 원인과 책임을 두고 눈치보기에만 급급한 당국자들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참사가 발생한 이튿날인 지난달 30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사고 관련 브리핑에서 "예년과 비교해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었다. 경찰과 소방인력을 미리 배치해서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여기에 이태원을 관할하고 있는 박희영 용산구청장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구청에서는 할 수 있는 역할은 다 했다. 인파가 이정도로 몰릴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더구나 박 구청장은 "이태원 핼러윈은 (지자체가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할) 축제가 아닌 (주최자가 모호한) 일종의 현상"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키웠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지만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다. 아직 정부 차원의 유가족과 국민들에 대한 사과 성명도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각종 온라인 공간에서는 '책임회피'에만 급급한 정부와 공무원들의 모습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고양시의 대표적 주민 커뮤니티 공간인 '일산아지매'에서 한 네티즌은 "경찰에서는 사고 당시 현장에서 ‘밀어, 밀어’라고 한 찾아내려고 혈안이지만 중요한 건 잘못된 행정에 대한 사과가 먼저"라며 "용산구청장, 서울시장, 행안부장관, 대통령이 나서 책임을 지려는 태도를 보이길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의정부지역의 또 다른 온라인 카페에서도 "누구하나 잘못했다는 사람도 없다. 서로 떠넘기기 급급하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 세금이 있고, 경찰도 있는 것"이라며 "철저한 조사 후 공직자들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고양시의 한 시의원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참사였다. 노마스크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은 당연한데 경찰 배치는 턱없이 부족했다는 것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며 "차량 통제와 일방통행 지정, 지하철 무정차 통과 등 과거처럼 미리 대처할 수 있었던 것도 많았는데 경찰과 행정기관은 뭘 하고 있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고양시의 한 장례식장에서 만난 사망자의 유족도 "발인이 내일인데 무엇 때문에, 누구의 잘못으로 사고가 났는지 설명하려는 사람이 없이 '철저히 조사하겠다. 충분한 보상도 하겠다. 그러나 우린 책임 없다'는 식의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이게 더 남은 가족들을 원통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번 참사로 인한 사망자의 한 지인은 "정치인과 공무원들은 너도나도 합동분향소를 찾아 보여주기식 조문을 하고 있지만 정작 장례식장을 찾는 경우는 없다"고 전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일 오전11시 현재까지 ‘이태원 참사’로 인한 사망자는 156명, 부상자는 151명으로 집계됐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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