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뉴삼성' 남은 과제…컨트롤타워·지배구조 개편 속도붙나

그룹 구심점 구축 시급…컨트롤타워 재건 전망 '급물살'

지배구조 개편 큰 숙제…총수 일가 전자 지배력 강화 필요성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부회장 승진 10년만에 회장에 오르며 컨트롤타워 재건·지배구조 개편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뉴 삼성’ 기틀 잡기와 책임경영 기조 확립을 위해 이 회장 취임 이후 이들 현안 해결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컨트롤타워 재건 전망은 지난 8월 이 회장의 사면 복권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비서실-구조조정본부-전략기획실-미래전략실’로 이어진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가 고(故) 이병철, 이건희 회장 등 선대회장들의 청사진을 구체화할 방안들을 논의하고 계열사 간 역할 조정을 해왔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은 2017년 3월 미전실을 해체한 이후 5년간 사업지원·EPC(설계ㆍ조달ㆍ시공)·경쟁력 강화 등 3개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삼성전자 및 관계사의 공통 이슈를 협의하고 있다. 하지만 60여개에 이르는 계열사 전체를 총괄하는 기구가 없다는 점에서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룹 차원의 인재 채용이나 사회공헌 활동이 계열사별로 이뤄지며 통일성이 떨어지는 것에 더해 대형 인수ㆍ합병(M&A) 등 그룹의 명운을 좌우할 주요 의사결정 면에서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삼성의 대형 M&A는 2016년 미국 전장기업 하만 이후 7년째 맥이 끊겼다. 

반도체와 바이오, 신성장 IT에 올해부터 5년 동안 450조원을 쏟아붓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상황에서 컨트롤타워를 구심점에 두고 계열사를 아우르는 성장 전략을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이유다. 

컨트롤타워 재건을 둘러싼 그룹 안팎 논의 물꼬는 이미 트였다. 이 회장은 지난 12일 2기 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 위원들과 1년9개월만에 만났는데, 이 과정에서 컨트롤타워 부활을 위한 논의도 일부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찬희 삼성 준법위원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개인적인 신념으로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과거 미전실 해체 사례를 반복하지 않도록 투명성 부족과 과도한 권력 집중 등의 역효과를 탈피하기 위한 처방책을 찾는 데 힘이 실릴 전망이다. 법적 근거·효율성·투명성이 모두 전제되는 조직 구조를 찾아야 하는 것도 과제다. 컨트롤타워가 부활할 경우 지배력 분산, 준법 경영 약속 등 주주 설득을 위한 메시지가 선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지배구조 개편도 남아있는 큰 숙제다. 삼성그룹 지배구조는 '이 회장 등 총수 일가→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구조로,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인 이 회장(17.97%)을 포함한 총수 일가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31%로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간접적으로 지배한다. 현재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1.63%에 불과해 책임 경영을 위해선 추가적인 지분 확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야당이 추진 중인 보험업법 개정안도 지배구조 변수로 꼽힌다. 이 법안은 보험사의 계열사 지분평가방식을 시가로 명시해 총 자산의 3% 이내로 보유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삼성생명이 20조원 넘는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이 크게 약화된다.

삼성은 지난해 핵심 관계사들을 둘러싼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용역을 맡겼다. BCG 컨설팅 결과는 공개된 적이 없지만, 이사회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해야 한다는 쪽의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4세 경영 포기'를 선언한 만큼 궁극적으로는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로드맵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 회장이 그간 여러 가지 사법 리스크에 연루되다 보니 이병철 선대회장과 이건희 회장이 보여줬던 혁신이나 경영 노하우를 보여주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컨트롤타워 재건 등을 통해 기존의 핵심 역량을 잘 유지하면서 새로운 사업이나 신사업 영역에 진출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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