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불편"vs"치안 좋아질 것"…'대통령 이웃' 한남동 '기대반 걱정반'

관저 100m 밖에선 집회 가능…'집회 소음' 가장 걱정

"좋은 동네라 대통령 오는 것" 기대감도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입주가 임박했다는 소식에 이웃 주민들의 표정이 복잡하다. 치안이 좋아져 밤에도 안심하고 다닐 수 있고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묻어난다. 반면 교통 체증과 집회·시위 소음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으로 출퇴근하는 홍모씨(28.여)는 27일 윤석열 대통령 내외의 관저 입주가 임박했다는 소식을 듣고 눈을 질끈 감았다.

홍씨는 "아침 저녁으로 약수동에서 한남동을 오갈 때마다 버티고개와 한남오거리 인근 교통 체증이 극심한데 대통령까지 이곳으로 와 출퇴근하면 교통 통제한다는 이유로 더 밀리겠다"며 걱정했다.

윤 대통령은 이르면 이달 말 마련되는 새 관저에 입주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의 출퇴근 시간에는 도로가 일시 통제되고 경호 인력이 주변에 배치된다.

윤 대통령은 사저에 머무는 동안 출퇴근 시간이 10분 남짓이었지만 한남동에 입주하면 절반인 5분 안팎이면 출퇴근이 가능하다. 대통령이 사저에서 머물 때와 같이 출퇴근 시간 도로는 일시 통제되고 대통령 경호를 위한 인력도 주변에 배치된다.

◇ 걱정 1순위 '교통 체증'…"동네 이미지·치안 더 좋아질 것" 

대통령 관저 인근으로 출퇴근 하는 시민들은 도로 통제로 인한 교통 체증을 걱정했다. 종종 걸어서 출퇴근한다는 이모씨(27.여)는 홍씨와 마찬가지로 "평소에도 너무 막혀서 전쟁기념관 쪽부터 (한남동까지) 걸어다니는데 더 불편해질까봐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새 관저와 가까운 한남오거리 대로변 건물에서 근무하는 시민들은 근처에서 집회 소음이 발생할까 우려하기도 했다. 

현행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은 '대통령 관저 100m 이내 집회·시위를 금지한다'는 조항을 두고 있다. 하지만 새 관저 100m 바깥엔 주택가와 상가, 회사 건물 등이 위치하고 있다. 집회나 시위가 열린다면 이곳에서 머무는 시민들은 소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인근 한 은행에서 근무하는 40대 이모씨는 "광화문에서 회사 다니는 친구가 시위대 소음이 잦아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다"며 "여기는 평화로운 동네였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한 카페 직원의 경우 "시위가 많았던 서초동에서 일한 적 있다"며 "그때처럼 소음이 많이 발생할 것 같아서 우려가 크다"고 걱정했다. 

반면 일부 시민들은 대통령이 근처에 산다는 것만으로 지역 이미지가 더욱 좋아지는 등 긍정 효과를 기대하기도 했다.

한남동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장모씨(71.여)는 "대통령이 온다고 하면 좋은 동네라 오는 것 아닌가"라며 지역 이미지가 더욱 좋아지는 효과를 기대했다.

이곳에서 일하는 50대 남성 이모씨는 "이태원 쪽에서 사람들이 (한남동으로) 넘어오기도 하는데 대통령이 살면 치안이 더 좋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불편 우려하는 사람 있지만 월세 물량 부족해 인기 여전"

대통령이 이사하는 새 관저 주변은 전국에서 집값이 제일 비싼 한남더힐을 포함, 고가의 주택이 모여있는 지역이다. 온라인 상에서는 대통령 관저가 주변 집값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하는 글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현지 부동산 등을 둘러본 결과 대통령 내외가 관저에 입주한다고 해도 당장 집값에 영향을 주거나 이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다른 곳으로 이사할 계획은 없어 보인다.

한남동 부동산 관계자는 "집회 등으로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아직 실감을 잘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곳은 고가의 아파트가 많아 집값 변동이 크지 않은 지역"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가 주택을 제외하면 이 주변에 가족 단위보다 젊은 사람들 1인가구나 2명씩 위주로 살고 있기 때문에 (관저 입주에) 큰 영향은 안 받는 것 같다"며 "월세 물량은 요즘 워낙 없어서 관저와 관계없이 인기가 있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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