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성공 방정식' 원동력이었지만…카카오 김범수, 투자 재검토한다

공격적 M&A에 '거미줄' 확장 카카오 먹통 사태 계기 비판 여론 거세져

'100명의 CEO 양성' 목표로 했지만…신뢰 회복 주력할 듯

 

전방위적 사업 확장에 나서면서 '문어발 확장'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카카오가 필요하지 않은 투자 등에 대해 전면 재검토할 것임을 시사했다. 최근 카카오 먹통 사태를 계기로 회사 '덩치 키우기'에만 집중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카카오 창업주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의 경영 철학인 '100인의 CEO 양성' 목표도 한계에 부딪혔다는 지적이 나온다. 

◇ '문어발' 넘은 '거미줄' 확장 비판…신뢰잃은 카카오 

지난 2009년 아이위랩(카카오 전신)으로 출범한 카카오의 연매출은 2010년 기준 불과 3400만원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 기준 카카오 연간 매출액은 8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불과 13년만의 '급속성장이다. 

카카오의 고속 성장 배경에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이 있다. 카카오는 유망 기업을 인수하고, 성장 가능성이 큰 부문을 독립시켰다. 그렇게 분사한 계열사는 또다시 M&A를 추진하며 사세를 넓혔다.

26일 카카오 등에 따르면 현재 카카오 계열사수는 128개다. 지난해 11월 136개였던 계열사수는 약 1년만에 8개 감소했다. 카카오 계열사 중 절반이 넘는 70여개는 콘텐츠 등 글로벌 IP와 문화생태계와 관련된 기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분야의 경우 외형적으로는 같은 업을 영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개별 기업마다 특성이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물리적 결합이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 플랫폼 기업이라는 '명찰'을 달고 전방위적 사업 확장에 나선 카카오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이번 카카오 먹통 사태를 계기로 이같은 여론은 더욱 더 악화됐다. 이번 SK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정전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네이버의 계열사가 53개인 것과 비교된다는 지적도 있다. 사세를 확장하느라 '본질'에 집중하지 않았냐는 게 그 이유다. 

이에 카카오를 향한 정치권의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지난 24일 열린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김영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카카오가 독점적 서비스를 바탕으로 헤어샵, 주차장, 꽃배달 등 골목상권으로 가서 신규 진출한 곳곳에서 중소상공인과 마찰을 빚고 있다"며 "문어발식이라는 표현도 아깝고 거미줄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는 공동체 내 시너지 확대와 경영효율화를 위해 계열사간 통합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 '100명의 CEO 양성'…"책임 다할 수 있는 계기 삼을 것"

김범수 센터장이 카카오를 창업했을 때 그 목표는 매우 명확했다. 그는 지난 2008년 NHN(현재의 네이버) 을 떠나며 "100인의 CEO를 성장시킬 수 있다면 성공한 선배 기업가가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가 빠르게 성장한 것도 이같은 미국식 스타트업 경영철학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각 계열사 CEO가 독립적으로 경영을 하며 회사를 키워왔고, 회사 성장에 대한 성과를 아낌없이 공유한 결과라는 평가다. 이를 통해 김범수 센터장은 '혁신의 아이콘'이라는 칭호가 붙기도 했다. 

그러나 카카오가 어느 정도 성장 궤도에 올라서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소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꾸준하게 제기됐다. 이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은 물론이고 계열사 대표의 수백억원 규모의 스톡옵션 매도 과정에서 크게 불거졌다. 

그러다보니 주요 계열사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때마다 '쪼개기 상장' 논란이 제기됐다. 공동체의 상장은 그동안 회사를 키워온 데 대한 일종의 '보상'차원도 있지만, 한편에서는 상장회사로서 '주주 가치' 제고 등은 뒷전에 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김 센터장은 지난해 주요 공동체 대표 회의에서 "카카오와 모든 계열회사들은 지난 10년간 추구해왔던 성장 방식을 과감하게 버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장을 위해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그동안 카카오가 써내려간 '성공 방정식'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카카오 먹통 사태와 관련 비판의 수위가 세진 것도 카카오의 '성장' 방식에 대한 우려가 담겼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이번 먹통 사태를 계기로 카카오에 씌워진 '문어발 확장' 등에 대한 프레임을 벗고 신뢰 회복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범수 센터장은 국감에서 "문어발 확장, 필요치 않은 투자 등에 대해 전면 재검토하겠다"며 "이번 사태를 카카오가 책임을 다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뀔 중요한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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