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무서워요"…광화문 일대 대규모 집회에 인근 상인들 '몸살'

 

시민·관광객들도 광화문 광장 제대로 즐기지 못해

"너 보수냐 진보냐" 고성·짜증…일부 상인들 두려움 호소

 

"주말이면 화장실에 피켓이 가득해요"

광화문광장 인근에 있는 프렌차이즈 카페 매니저 A씨는 요즘 주말·공휴일이 두렵다. 유동인구가 늘어나는 주말·공휴일이 반갑지 않은 셈이다. 

폭풍 같은 주말이 지나고 24일 오전 한 매장에서 만난 A씨는 "(지난 주말에) 매장이 좀 많이 시끄러웠다"며 "집회에 참석하신 분들이 직원들에게 반말로 지시하시고 짜증도 많이 내신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특히 "화장실 청소가 만만치 않다"고 한숨을 내쉬며 "(화장실 쓰레기통에) 피켓이 많다"고 매장 운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매장뿐만 아니라 광화문·종로 일대를 지나간 시민들도 대규모 집회로 인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지난 주말 여자친구와 광화문 일대에서 데이트를 했던 김 모 씨는 "광화문광장 재개방했다고 궁금해서 왔는데 대규모 집회로 시끄럽고 사람들도 너무 많아서 제대로 구경도 못했다"며 "결국 신촌·홍대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문제는 광화문 일대 대규모 집회가 이전보다 더 반복적으로 열리고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광화문·종로 일대의 상인들의 고충과 이 일대를 지나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불편함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는 매주 주말과 공휴일에 동화면세점 일대에서 윤석열 정부 지지 및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지난 주말부터는 노동단체와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들도 광화문·종각 일대에서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에 가세했다. 지난 22일에만 보수·진보 단체가 각각 개최한 집회에 총 13만 명(집회 측 추산 기준)이 광화문·종로 일대에 모였다.

보수·진보 단체들은 서로의 세(勢)를 과시하기 위해 점점 더 대규모로 인원을 동원할 것으로 보여 향후 집회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광화문 교보문고 일대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B씨는 "광화문 광장 재개장하고 여러 단체들이 대규모로 이 일대에서 집회를 하는 것 같다"며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주말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부 상인들은 집회 참가자들이 영업 방해를 넘어 무섭다며 경찰 등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간접적으로 호소하기도 했다.

광화문 일대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C씨는 "영업하고 있는데 구매하지 않고 가게 앞에 걸터앉아 있는 경우가 많다"며 "그분들에게 뭐라고 말씀드리기가 그렇다"고 고백했다.

또 "그분들이 짜증 내고 무섭기도 하다"며 "주인 입장에서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집회로 인해 주말·공휴일에 종로와 광화문 일대 유동 인구가 급격히 늘었지만, 상인들이 기대하는 '집회 특수'도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일대 상인들을 대표하고 있는 이근재 한국외식업중앙회 종로구지회장은 "(집회를 마친 사람들이) 삼삼오오 와서 먹기도 하지만,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은) 집회 끝나면 버스를 타고 내려간다"고 집회로 인한 특수가 크지 않다고 지역 상권 분위기를 전했다.

또 "오히려 우리 상인들에게 '너 보수냐 진보냐'고 물어보면서 화를 내는 사람들이 많고, 와서 먹지도 않으면서 (괜히) 신경질을 내기도 한다"며 "장사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대규모 집회로 인해) 사람들이 많이 오거나 그러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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