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조직 '칠성파' 前 두목의 조용한 팔순 잔치

부산 호텔서 열려… 휠체어에 남성들 부축 받으며 퇴장

 

부산의 유명 폭력조직 '칠성파' 전 두목의 팔순잔치가 우려와 달리 사건사고 없이 조용히 끝났다.

2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후 5~7시 부산의 한 호텔 3층 연회장에선 칠성파 전 두목 A씨(79)의 팔순잔치가 열렸다. A씨는 일선에서 물러난 지 오래 됐으나, 현재까지도 조직 내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잔치가 열리기 전부터 사복 경관 50여명을 현장에 투입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했다. 호텔 곳곳마다 경찰이 배치된 탓인지 건물 1층에선 조폭 특유의 '90도 인사'도 볼 수 없었다.

연회장 입구엔 A씨의 이름이 적힌 안내판이 놓여 있었다. 안내판 옆으론 A씨의 팔순을 축하하는 지인들의 화환도 줄지어 서 있었다.

잔치가 시작되기 직전 일부 원로 인사들은 A씨 측에 인사만 건네고 호텔 밖으로 빠져나왔다. 현장에 있던 경찰에 따르면 이때까지 250여명이 잔치에 참석했다.

연회장 내부엔 고연령층이 주를 이뤘다. 이날 오후 7시 잔치가 끝날 때까지 시민들에게 위화감을 주는 등의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휠체어를 탄 A씨는 오후 7시12분쯤 남성들의 부축을 받으며 호텔 정문에 대기 중인 차량을 타고 빠져나갔다. 한 젊은 남성이 A씨를 직접 안고 차에 태웠다.

이 과정에서 호텔에 있던 일부 시민들은 A씨를 호위하기 둘러싼 남성들의 모습을 보고 신기한 듯 쳐다보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잔치가 열리기 전부터 시민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지 못하도록 단체에 경고 조치를 하는 등 철저한 대비 덕분에 별다른 사고가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2010년까지 칠성파를 이끌었다. 칠성파는 부산을 기반으로 하는 조직폭력 단체다. 부산에선 1980년대부터 '신20세기파'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 왔다.

작년 5월엔 부산 해운대구의 한 노래방에서 칠성파와 신20세기파 조직원들이 맥주병으로 머리를 치는 등 패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사건으로 광안대교로부터 부산진구까지 약 10㎞에 걸쳐 추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 두 조직은 영화 '친구'의 실제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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