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반대한 진보경제학자…정태인 전 국민경제비서관 별세

박현채 영향 받아…투병 중에도 자신의 생각 글로 옮겨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을 지낸 정태인(鄭泰仁)씨가 향년 62세로 별세했다.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이자 성공회대 겸임교수인 정씨가 21일 0시43분쯤 경기 용인시의 한 호스피스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지인들이 전했다.

고인은 지난해 7월초 쓰러진 뒤 폐암 4기 진단을 받았고 이후 뇌종양 등으로 수술과 입원, 퇴원을 반복하면서도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정리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1978년 서울대 경제학과에 입학한 정씨는 학생운동에도 참여했으며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박사 학위는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받았다. 

경제학도로서 민족경제학자 박현채(1934~1995) 전 조선대 교수를 따랐다. 고인의 지인인 정건화 한신대 교수는 "박현채 선생을 롤모델 삼아 마르크스경제학 방법론을 적용해 역사 흐름을 파악하려 애썼다"며 "사회주의 붕괴 이후 조절이론, 제도주의경제학을 파고들었고 사회적 경제와 생태적 전환 등에 관심을 쏟았다"고 말했다.

한국사회과학연구소(한사연) 창립에 참여해 학술지 '동향과 전망'을 발간했고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새사연),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등 독립적인 민간연구단체에서 활동했다. 

노무현 정부 출범 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위원을 지냈으며 이후 대통령 직속 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원회 기조실장과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그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도입은 지지했으나 정부의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는 반대했다.  

한미FTA를 계기로 노무현 정부와 거리를 둔 고인은 이후 2008년 민주노동당 비상대책위원, 2019년 정의당 그린뉴딜경제위원회 위원, 2020년 정의당 총선공약개발단장으로 활동했다.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MBC 라디오 'MBC 초대석', KBS 라디오 '경제전망대'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착한 것이 살아남는 경제의 숨겨진 법칙'(2011) '정태인의 협동의 경제학'(2013, 이수연과 공저)을 쓰고 '자본주의를 다시 생각한다 : 사람과 자연을 위한 11가지 경제정책'(2017)과 '거대한 전환에서 거대한 금융화로 : 폴라니의 눈으로 본 현재의 위기'(2017)를 번역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차정인(화가)씨와 2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 23일 오전 8시30분, 장지 양평 별그리다추모공원. (02)2258-5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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