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불황생존법]'집값급락'은 '내집마련' 기회?…고민만 깊어진 ‘신혼부부’

금리상승 여전해 주택 매입 쉽지 않아…하우스푸어 위험도

“금리인상 멈추고 집값 하향안정기까지 매수 유예” 의견도

 

“집값이 내려간다는 소식에 내집 마련을 꿈꿨는데 금리라는 복병을 만나 고민입니다. 청약으로 눈을 돌렸지만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여전히 경쟁률이 높고 가점 경쟁은 불리해 어떻게 해야 할지 답답하네요.”(30대 직장인 A씨)

집값이 꺾이자 신혼부부들의 내집 마련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가파르게 상승했던 주택 가격에 집 장만을 포기했던 이들에게 집값 하락이 내집 마련 기회로 비쳐서다. 그러나 치솟는 금리에 집값 하락이 내년까지 예상되면서 주택 매입에 선뜻 나서기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지금과 같은 부동산 하락기에 영끌(영혼까지 끌어 대출)은 하우스푸어로 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들은 당장 주택을 마련해야 할 이유가 없다면 금리 인상이 멈추고, 집값이 하향 안정화된 시점까지 매수를 유예하길 조언했다.

1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전달(5억6802000원)보다 4639000원 하락한 5억2163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억4121000원) 대비 1958000원 내린 것이다.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맷값은 지난해 9월 5억원을 돌파한 뒤 같은 해 12월 5억14584000원까지 상승했다. 이후 9개월째 하락하고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신혼부부들이 집값 상승기에는 청약을 나눠 진행하려고 혼인신고를 미뤘는데 이제는 대출받기 위해 혼인신고를 빨리 한다는 얘기가 들린다”며 “집값 하락이 내집 마련의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여전히 금리 인상이 진행돼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집 마련에 적극적인 신혼부부들은 현금 흐름 등을 미리 파악해 주택 구입 등에 나서야 한다”며 “특히 집값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청약이 무조건 저렴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입지·분양가 등을 꼼꼼히 따져 단지별로 판단·신청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9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3.40%로, 8월(2.96%)에 비해 0.44%포인트(p) 급등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예·적금, 은행채 등으로 조달한 자금의 가중 평균 금리로 주담대와 전세대출 변동금리를 산출하는 기준이 된다. 

이에 따라 최근 은행들은 9월 코픽스 상승분을 반영해 대출 금리를 올렸다. 우리은행은 연 5.246.04%인 주담대 변동금리를 연 5.686.48%로, KB국민은행은 연 4.656.05%인 주담대 변동금리를 연 5.096.49%로 각각 조정했다. 특히 이달 한국은행의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인상)’ 영향 등이 반영될 경우 주담대 금리 상단은 연내 연 8%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매수심리 냉각은 확산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전주(84.3) 대비 0.6p 하락한 83.7로 집계됐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9.4로 전주(80.0)보다 0.6p 떨어지면서 80선이 붕괴됐다. 

특히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6.9로 지난주(77.7) 대비 0.8p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19년 6월 10일(76.0)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같은 기간 지방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8.3에서 87.6으로 하락했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로 0~200 사이의 점수로 나타낸다. 기준치인 100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집을 팔 사람이 살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매수세 위축에 따른 거래량 감소 현상도 뚜렷하다. 지난 18일 기준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75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신고기한이 남은 9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현재까지 517건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당분간 주택 매수를 유보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고점 대비 싼 집값만 보고 당장 주택을 매수할 경우 추가적인 집값 하락과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하우스푸어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금리 인상 기조가 꺾이더라도 집값 내림세가 충분히 이어질 수 있는데 이 시기가 집을 매입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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