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치 명당 지키려다"…제주 전복 어선 실종자 4명 어디에

18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마라도 인근 해상에 근해연승어선 A호(29톤·서귀포 선적)가 전복돼 있다.(서귀포해양경찰서 제공)2022.10.18/뉴스1

 

조업구역 선점차 16일 출항…17일 오후 4시 이후 '불통'

선장·기관장·베트남인 선원·인도네시아인 선원 수색 중

 

제주 마라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갈치잡이 어선 전복사고로 실종된 4명을 찾기 위한 수색작업이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조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18일 서귀포해양경찰서와 서귀포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40분쯤 제주 서귀포시 마라도 남서쪽 약 6.8㎞ 해상에서 근해연승어선 A호(29톤·서귀포 선적)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인근 어선과 선주의 신고가 해경에 잇따라 접수됐다.

해경은 A호가 17일 오전 10시43분쯤 마지막으로 어업정보통신국에 위치 통지를 하고, 17일 오후 4시쯤 마지막으로 선박자동식별시스템(AIS)에 위치가 확인된 것을 파악한 뒤 즉각 사고 추정 해역에 가용세력을 급파했다.

신고 접수 두 시간 뒤인 이날 오전 5시쯤 해경이 사고 추정 해역에 도착했을 당시 A호는 이미 선체 바닥을 보이고 전복된 상태였다.

해경 확인 결과 명부상 A호 승선원 수는 모두 8명이었지만 A호 선주 등에 따르면 A호가 지난 16일 오후 5시59분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항에서 출항할 당시 승선원 수는 4명에 불과했다.

당시 승선원은 선장 임모씨(52), 기관장 권모씨(52), 베트남인 선원 B씨(30), 인도네시아인 선원 C씨(26)다.

해경은 이들을 찾기 위해 이날 10여 차례에 걸쳐 A호 주변에서 수중수색을 벌였지만 심한 와류(소용돌이) 등으로 이들이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선실까지는 진입하지 못한 상태다.

김진우 제주해양경찰청 경비구조과장이 18일 오전 제주 서귀포해양경찰서에서 제주 마라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된 근해연승어선 A호(29톤·서귀포 선적) 실종자 수색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2022.10.18/뉴스1


당초 A호는 다음달 15일까지 한 달간 사고 해역에서 갈치를 잡을 예정이었다.

선장 임씨와 기관장 권씨는 단둘이 지난 15일 오전 11시6분쯤 서귀포항에서 출항했다. 좋은 조업구역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현재 갈치잡이 어선들 간에는 통상 조업구역에 들어선 뒤 24시간이 지나야 해당 구역을 확보한 것으로 인정하는 관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는 수온 변화 등으로 비교적 가까운 해역에서도 갈치가 잡혀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선장 임씨와 기관장 권씨는 휴식·정비차 16일 오전 7시26분쯤 모슬포항으로 돌아왔다가 본격적인 조업 준비를 위해 같은 날 오후 5시59분쯤 최소 인원인 베트남인 선원 B씨와 인도네시아인 선원 C씨만 태우고 다시 출항했다.

이후 A호는 사고 해역에 닻을 내리고 정박해 있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A호는 17일 오전 10시43분쯤 어업정보통신국에 위치 통지를 하고 오후 4시쯤 선박자동식별시스템(AIS)에 위치가 확인된 이후 연락이 끊겼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해경은 이 때 사고 해역에 풍랑주의보가 발효되는 등 기상이 악화되면서 A호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마라도 인근 해상에서 근해연승어선 A호(29톤·서귀포 선적) 승선원 4명을 찾기 위한 수중수색이 이뤄지고 있다.(서귀포해양경찰서 제공)2022.10.18/뉴스1


현재 해경은 수색 반경을 기존 18㎞에서 36㎞로 2배 가량 늘리고 수중·헬기 수색에 이어 야간수색에 나서는 등 실종자 수색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야간 수색에는 함정·선박 32척과 조명탄을 실은 항공기 4대가 동원된 상태다.

해경은 이와 함께 서귀포시, 서귀포수협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실종자 가족 지원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선장 임씨와 기관장 권씨의 가족들은 서귀포어선주협회 사무실에서 마련된 상황실에서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고, 베트남인 선원 B씨와 인도네시아인 선원 C씨의 가족들도 조만간 제주를 찾을 예정이다.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와 오임수 서귀포시 부시장 등은 이날 오후 상황실을 방문해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며 적극적인 사고 수습을 약속했다.

오 지사는 "사고 해역 주변 어선이나 상선, 관공선 등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실종자를 찾아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18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서귀동 사단법인 서귀포어선주협회 사무실에 마련된 제주 마라도 해상 어선(29톤·서귀포 선적) 전복사고 상황실에서 한 실종자 가족과 악수하고 있다.2022.10.18/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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