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투기·미사일 날리고 포격까지… '심야' 복합 도발

북한 군용기 동·서부 내륙 및 서해 상공 '비행금지구역' 접근

동해상에 SRBM 1발… 동·서해 '해상완충구역' 170여발 포격

 

북한의 무력도발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이번엔 북한 군용기들의 대남 시위성 비행 직후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하고 동·서해안 양측에서 포병 사격을 실시하는 등 '연쇄·복합 도발'에 나섰다. 이에 우리 군은 북한군의 추가 도발에 염두에 두고 대비태세를 강화하는 등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14일 오전 1시49분쯤 북한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SRBM1발을 포착했다. 이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700여㎞, 정점고도는 50여㎞, 속도는 마하6(초속 약 2.04㎞) 수준으로 탐지됐다. 

현재까지 탐지·분석된 제원만 봤을 땐 '북한판 이스칸데르'라고 불리는 KN-23 미사일과 유사해 보인다. 북한은 KN-23과 그 개량형, 그리고 '북한판 에이태큼스(ATACMS)' KN-24, '초대형 방사포'(탄도미사일 기술을 적용한 다연장로켓) KN-25, 그리고 전술탄도미사일인 '신형전술유도무기' 등 다양한 종류의 SRBM을 전술핵 투발수단으로 개발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합참은 그 외 "세부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또 이날 SRBM 발사에 앞서 13일 오후 1030분부터 약 1시간50분 동안 군용기 동원한 대남 공중무력시위를 벌인데다, 이날 14일 오전 1시20~25분엔 황해도 마장동 일대 서해안에서, 그리고 오전 2시57~3시7분엔 강원도 구읍리 일대 동해안에선 각각 서해와 동해를 향해 포병 사격을 실시했다고 합참이 밝혔다.

북한이 이날 서해상으로 쏜 포탄은 130여발, 동해상으로 쏜 포탄은 40여발이다. 합참은 북한이 쏜 포탄이 "2018년 '9·19군사합의'에서 정한 북방한계선(NLL) 북쪽의 동·서해 '해상완충구역 '내에 떨어졌다"며 "명백한 9·19합의 위반"이라고 밝혔다. 단, 북한의 포탄이 우리 영해엔 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앞서 북한 군용기는 동·서부 내륙과 서해 상공 등 3곳에서 우리 군이 설정한 '전술조치선'을 지나 9·19합의상의 '비행금지구역' 북방 수㎞ 지점까지 내려왔고, 이에 우리 공군이 F-35A 전투기를 긴급 출격시키는 등 대응조치를 취했다. 군이 포착한 북한 군용기 항적은 10여개에 이른다.

'전술조치선'은 북한 군용기의 남하 등 이상 행동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우리 군이 비무장지대(DMZ) 내 군사분계선(MDL)과 서해 북방한계선(NLL)로부터 20~50㎞ 북쪽 상공에 설정한 가상의 선이다.

북한이 군용기를 동원한 대남 시위성 비행을 한 건 이달 들어 이번이 세 번째다. 그러나 전술조치선 이남까지 내려온 건 최근 3차례 비행 중 처음이며, 심야 비행 역시 마찬가지다. 

 

일각에선 북한군의 이번 공중무력시위와 포격이 "북한의 연이은 핵·미사일 위협 및 도발을 '9·19합의' 위반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국내 일각의 주장을 의식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승겸 합참의장은 북한의 이날 연이은 도발과 관련해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과 공조회의를 열어 상황을 공유하고 "연이은 북한의 위협과 도발에도 연합방위태세를 더욱 굳건히 할 것"을 확인했다고 합참이 전했다.

합참은 북한의 이날 동·서해 해상완충구역 내 포격 등 '9·19합의' 위반과 SRBM 발사 등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대해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은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안정을 해치는 행위"라며 "엄중 경고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 촉구한다"고 밝혔다.

북한군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9일까지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참관 아래 '전술핵 운용부대' 훈련의 일환으로 7차례에 걸쳐 SRBM 총 11발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1발을 발사했다. 북한은 닷새 전인 이달 9일에도 오전 1시 이후 강원도 문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RBM 2발을 쐈다. 북한이 오전 1시 이후 심야 시간대에 미사일 도발을 벌인 건 올 들어 이때가 처음이었다.

북한은 이어 이달 6일엔 전투기 8대와 폭격기 4대 등 군용기 12대, 8일엔 100대 남짓(북한은 150여대라고 주장)의 전투기 등을 동원한 공중무력시위와 공대지미사일 사격 및 포병부대와의 합동타격훈련을 실시했고, 12일에도 '장거리 전략 순항미사일' 2발을 서해상을 향해 쏘는 등 무력도발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북한은 이 같은 무력도발이 미 해군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 참가 아래 지난달 26~29일 및 이달 6~8일 연이어 실시된 한미·한미일 해상훈련 등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대북 적대정책의 대표사례이자 '북침 연습'으로 간주한다. 이런 가운데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우리 군이 13일에 10여시간에 걸쳐 포사격을 감행하는 바람에 "대응 군사행동조치를 취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번 한미훈련 등에 앞서 올 1월부터 각종 미사일 발사 등 무력도발을 이어온 데다, 현재 제7차 핵실험 준비까지 마무리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한의 이날 SRBM 발사는 재래식 방사포(다연장로켓) 사격과 전투기 등의 공중무력시위를 포함해 올해 31회째 무력시위다.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탄도미사일 발사로는 24회째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및 그 기술을 이용한 모든 비행체 발사는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 북한은 올 5월10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엔 이날까지 탄도미사일 발사 11차례, 순항미사일 발사 2차례 등의 도발을 벌였다.

합참은 "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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