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비명' 기준금리 연말 3.5% 가나…"美 11월 행보에 달려"

한은, 기준금리 2.53.0% 인상…11월 또 빅스텝?

"미 CPI와 금리 인상 폭·환율이 주요 고려 대상"

 

'지난해 8월 이후 연 이자 163만원 이상 증가 추정…'

기준금리가 지난 1년새 크게 오르면서 취약차주와 소위 '영끌족'을 중심으로 이자 부담이 확대됐다. 이에 한국은행이 다음 달에도 '빅 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에 나설지 시장의 의견이 양쪽으로 나뉘었다.

대체적으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다음 스텝에 한은의 올해 마지막 금리 결정이 달렸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기준금리를 기존 연 2.50%에서 3.00%로 0.50%p 인상했다. 역대 두 번째 빅 스텝이다.

기준금리 3%대 시대가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열린 것이다.

이번 빅 스텝은 물가를 우선적으로 잡고 한미 금리 차를 줄여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 단행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내 소비자물가는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5%대 이상의 높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으며, 전날 직전까지 0.75%p에 달한 한미 금리 차로 인해 달러·원 환율은 지난달부터 1400원대를 지속 중이다.

이처럼 경제 지표 전반이 한은의 빅 스텝을 가리켰던 만큼, 이번 결정은 당초 시장에서 예상한 대로였다.

시장 의견이 갈린 부분은 한은의 연말 금리 수준이다.

특히 한은이 11월에 금리를 또 0.50%p 올릴지(연말 금리 3.50%), 아니면 0.25%p씩 두 번에 걸쳐서 올릴지(연말 3.25%)가 관건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금리인상 사이클에서) 최종 기준금리가 3.50% 수준일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은 다수 금통위원들의 의견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뜻을 내비쳤다.

다만 이 총재는 "그보다 (연말 금리 수준을) 낮게 보는 위원도 있다"면서 빅 스텝 여부를 단언하지는 못했다.

실제로 이번 빅 스텝 결정에 반대한 위원은 2명(주상영·신성환) 있었다. 이들은 경기에 미치는 충격 등을 이유로 0.25%p 인상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다소 충격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1월 금통위 이후 만장일치 일변도였던 금리 결정에 소수 의견이 1명도 아닌 2명 출현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금통위는 긴축적인 결정 이후 완화적인 기자회견으로 끝났다"고 해석했다. 금통위가 빅 스텝 직후 내놓은 통화정책결정문 자체는 매파적이었으나, 그 이후 총재 발언을 보면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영향을 두고 금통위원 간 이견이 있다'고 하는 등 금통위 내부에 보다 완화적 시각이 돌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한은의 결정은 연준의 다음 행보, 가깝게는 이날 밤 발표될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 폭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은 한은의 결정이 이 같은 대외 요인에 따를 만큼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본다.

만일 미 CPI가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올라 연준이 다음 달 4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0.75%p 인상)을 단행하고 어김없는 고강도 긴축을 예고하면 빅 스텝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경우 연준의 최종 금리는 5%에 근접할 전망이다. 한은이 물가·환율 안정 등을 우선하고자 이에 보조를 맞추려면 빅 스텝에 나설 수 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0.25%p 인상의 전제 조건은 환율 안정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톤 조절"이라며 "정책 주체성이 대외 요소에 달려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11월 0.50%p 가능성도 상존한다. 단기적으로 11월 0.25%p 인상을 섣불리 기대하기 보다는 보수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정책 결정 과정에서 미 연준 행보, 환율 등이 매우 중요한 대상이 될 것"이라며 "다음 금통위에서도 빅 스텝 인상 여지는 여전히 상존하며 오는 11월에도 기준금리가 0.50%p 인상이 이뤄질 것이란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 CPI가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거나 연준에서도 속도 조절론이 관찰된다면 '베이비 스텝'(0.25%p 인상)에 그칠 가능성이 남아 있다.

특히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큰 가계부채 규모와 변동금리부 대출 비중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 급등이 추가 빅 스텝을 어렵게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상 경로가 현시점에서 예상되는 수준(11월 0.75%p, 12월 0.50%p)에 그친다면 11월엔 0.25%p 인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예인·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국과 비교해 많은 가계 부채가 80% 가까이 변동금리로 이뤄진 점을 포함해 펀더멘털이 미국과는 다르다는 점에서 한은이 연준을 따라갈 수 있는 운신의 폭도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면서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은 올해 11월과 내년 1분기 0.25%p씩 인상으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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