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에 ‘반도체 1위’ 내준 三電…탈환 시점은 언제

TSMC, 2분기 인텔 추월 후 한분기만에 1위 차지…4분기도 선두 가능성

'혹독한 겨울' 맞은 메모리 비해 파운드리 업황 여전히 호조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올해 3분기(7~9월)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반도체 1위(매출 기준) 기업에 올랐다. 반도체 매출 왕좌 자리를 놓고 다투던 삼성전자와 인텔이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겪은 것과는 대조된다.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4분기(10~12월)에도 반도체 매출 1위는 TSMC가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1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올해 3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증가한 6131억4300만 대만달러(약 27조500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7일 잠정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반도체 매출을 별도로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3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24조~25조원대 매출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는 27일 3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된 인텔의 매출 예상치는 이보다 더 낮은 21조원대다.

◇ '글로벌 반도체 왕좌' 추격 허용한 삼성·인텔…왜? 

원래 반도체 매출 선두 싸움은 삼성전자와 인텔의 몫이었다. 1990년대부터 20년 넘게 반도체 매출 1위를 유지하던 인텔은 2017년 삼성전자에 처음으로 1위를 내줬다. 이후 2019년과 2020년은 인텔이, 지난해엔 삼성이 1위를 하는 등 엎치락뒤치락 경쟁이 이어졌다.  

양자 경쟁 구도에서 TSMC가 끼어들 틈을 찾은 건 하반기 들어 벌어진 업황 온도차 덕이다. 메모리 반도체와 PC용 프로세서를 각각 주로 생산하는 삼성전자와 인텔은 PC와 스마트폰 등 전방산업 수요 부진에 고전했지만 TSMC의 주력 사업인 파운드리 강세는 유지됐다. 

25일 경기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열린 세계 최초 GAA 기반 3나노 양산 출하식에서 연구원들이 3나노 반도체 양산품을 출하하고 있다.  2022.7.2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2분기 인텔이 20조원을 간신히 넘는 매출로 '어닝 쇼크'를 기록한 틈을 타 TSMC는 업계 매출 2위(23조9900억원)를 차지했고, 그로부터 한분기만에 1위 자리까지 단숨에 올라섰다. 

파운드리는 주문을 먼저 받고 제품을 만든다는 점에서 수요를 미리 예측하기 어려운 메모리 반도체 대비 시황에 덜 민감한 데다, 인공지능(AI)·자율주행 등에 탑재되는 고급 칩 수요는 여전히 건재하다. 최근 TSMC가 애플과 엔비디아 등의 고객사에 가격 인상을 통보한 건 아직까진 업황이 호조 영역에 있다는 걸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5500억달러(약 655조원)에 달하는 반도체 시장 규모 중 비메모리 비중이 70%를 웃돈다는 점에서 기본 시장 크기부터 차이가 있다는 점도 이번 추월에 한몫을 했다. 삼성전자로 대표되는 메모리 진영에서 파운드리를 비롯한 시스템 반도체로 산업 지형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반도체 수요 절벽 지속…4분기도 TSMC 1위 가능성↑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하락세가 심화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4분기에도 반도체 업계 매출 1위는 TSMC가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 10~15% 하락한 D램 가격은 4분기에도 직전 분기 대비 13~18% 떨어질 전망이다. 컨슈머 제품 탑재 비율이 높은 낸드플래시의 하락폭 전망치는 평균 15~20%로 더욱 크다. 

업계에선 메모리 업황이 내년 상반기 바닥을 찍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 감소가 내년 1분기까지 진행될 것"이라며 "업계 전반의 정상 대비 과도한 재고 수준과 IT 세트 수요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파운드리서 돌파구 찾는 삼성·인텔…해결 과제 산적

TSMC에 선두를 내준 삼성전자와 인텔은 반도체 산업지형 변화 속에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특히 파운드리 사업에서 초미세공정 개발과 투자 강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삼성은 지난 6월 업계 최초로 3나노(nm·10억분의 1m) 양산에 나섰고, 이달 들어선 2025년 2나노, 2027년 1.4나노 공정 로드맵을 제시했다. 인텔도 지난해 가장 먼저 2나노 이하 공정 개발 계획을 밝혔고, 올해엔 미주와 유럽에 파운드리 신공장 건설 계획도 연달아 발표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낮은 수율, 고객 확대 제한 등의 약점을 완전히 해결하진 못했고, 인텔은 7나노 이하 공정 전환에 발목이 잡힌 상황이라 매출 1위 왕좌 탈환이 녹록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2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TSMC가 53.4%로 1위, 삼성전자가 16.5%로 2위로 약 3배가량 차이가 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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