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나 가만히" "혀 깨물고 죽지"…변하지 않는 국감 막말 행태 '눈살'

尹 정부 첫 국감…정책 감사 실종되고 정쟁만 난무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국회 국정감사 첫째 주가 마무리된 가운데 여야가 정책 감사보다는 정쟁에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상임위별로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논쟁이 격화되면서 고성과 막말이 오가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 "니나 가만히 있으세요"

지난 5일 보건복지위원회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어린 영유아들은 집에만 있는 줄 알았더니 아기들도 오는구나. 두 살 안 되는 아기들도'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외교 참사에 이른 보육 참사"라며 몰아세웠다.

여당 간사인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이 야당이 지엽적인 문제로 정쟁화한다고 항의하자, 김원이 민주당 의원은 강 의원을 향해 "좀 가만히 계세요"라고 맞받아쳤다.

강 의원이 이에 "니(너)나 가만히 있으세요"라고 응수하면서 소란이 벌어졌고, 급히 정회가 이뤄졌다.

◇ "버르장머리가 없잖아, 지금"

지난 4일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에서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이상민 행안부 장관에게 윤석열 정부가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다며 "거짓말 정부"라고 표현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이만희 의원이 이해식 의원의 발언에 대해 항의하자, 야당 간사인 김교흥 의원과 설전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은 이만희 의원을 향해 "버르장머리가 없잖아. 지금"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책상을 내리치기도 했다.

◇ "차라리 혀 깨물고 죽지 뭐하러 그런 짓 합니까"

지난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김제남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이 정의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낸 후 문재인 전 대통령 청와대 비서관을 역임한 이력을 들며 "윤석열 정부의 철학과 맞지 않는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이 과정서 권 의원은 "정의당 당원들에게 부끄럽지도 않습니까? 정의당에 있다가, 민주당 정부에 있다가, 또 윤석열 정부 밑에서 일을 하고 무슨 뻐꾸기입니까. 이 둥지 저 둥지 옮기면서"라며 "나는 부끄러워서 고개를 못 들겠어요. 차라리 혀 깨물고 죽지 뭐하러 그런 짓 합니까"라고 김 이사장을 몰아붙였다.

김 이사장은 이에 "질문의 자유는 있지만, 신상에 대해서 폭언에 가까운 말은 사과해달라"고 맞섰다. 권 의원의 발언에 대해 야당이 강하게 반발하자 권 의원은 이후 회의에서 "나라면 그렇게 행동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발언의 취지를 왜곡하지 말라"고 설명했다.

◇ "내가 오늘 얼마나 부드럽습니까?" vs "저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국감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상임위 중 하나인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전·현직 법무부 장관의 치열한 '티키타카'(탁구공이 왔다 갔다 하는 모습)가 벌어졌다.

문재인 정부 법무부 장관 출신인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해 "혹시 본인이 (전 정부에 대한 혐오와 증오를) 갖고 있다면 국가를 운영하는 데 있어 대단히 좋지 않은 정서라는 점을 지적한다"고 하자 한 장관은 "저는 그렇지 않고, 의원님도 저에게 안 그래 주셨으면 좋겠다"고 받아쳤다.

이어 박 의원이 "내가 오늘 얼마나 부드럽냐"고 하자 한 장관은 "저도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 의원이 "저는 한 장관에 대해 증오의 정서가 없다고 방송 나가서(말했다)"하자 한 장관은 "제가 다른 방송을 들었나 봅니다"라고 되받아치기도 했다.

주 질의서 박 의원은 "장관이 올해라도 예산 심사 때 (법무부 산하 범죄예방정책국 인원의 증원을 위해)행정안전부 설득에 나설 용의가 있느냐"고 물었고, 한 장관은 "지금 그러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박 의원이 "아니, 의원이 이렇게 물어보면 '예, 의원님 이렇게 해주십시오' 하는 게 예의"라고 지적하자, 한 장관은 "예 의원님, 그렇게 하겠습니다"고 답하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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