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 격전지 실리콘밸리 간 네이버…K-성장 방정식 쓴다

최수연 대표 "실리콘밸리 회사 인수…감회 새로워"

김남선 CFO "포쉬마크 인수가격은 합리적…시장 20% 성장할 것"

 

네이버가 북미 최대 패션 C2C(개인 간 거래) 플랫폼 '포쉬마크'(Poshmark)를 품에 안았다. 네이버는 이번 인수를 통해 '리커머스(리세일+커머스)' 시장에서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다. 

네이버가 인수한 포쉬마크는 커뮤니티 서비스가 결합된 미국의 대표적인 개인 간 거래(C2C) 플랫폼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2011년 설립된 이후 총 80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 특히 C2C 분야에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가 C2C 플랫폼에 집중하는 이유에 대해 "네이버가 신규 사업에 진출할 때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가 '글로벌 시장에 잘 진출할 수 있을지', 또 하나는 '1등을 할 수 있을지'다"라며 "셀러(판매자)들이 저희의 플랫폼에서 성장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고민한 결과 C2C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인수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트렌드를 보면 IT기술이 라이브 커머스, 커뮤니티 서비스와 결합하면 MZ세대들에게 각광받는 서비스가 된다"며 "합리적, 가치적 소비를 중시하는 트렌드에서 C2C 플랫폼이 MZ세대에게 인기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포쉬마크 인수 가격은 합리적…북미 C2C 시장은 20% 성장할 것"

네이버는 4일 이날 포쉬마크 지분 100%를 16억달러(2조3441억원)에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네이버는 포쉬마크의 기업가치를 주당 17.9 달러, 순기업가치 12억 달러(1조7000억원)로 평가했으며, 5억8000만달러 규모의 보유 현금까지 감안하면 인수 대금은 약 16억달러 수준이다.

최수연 대표는 "IT 기업들이 격전을 벌이는 실리콘밸리 회사의 경영진을 설득해 100% 인수까지 이뤄냈다는 점에서, 네이버가 그동안 잘해오고 있었다는 걸 보여줬다고 생각해 감회가 새롭다"고 인수 소감을 밝혔다.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불과 1년 전만해도 포쉬마크의 경쟁사인 '디팟'의 매출이 포쉬마크의 5분의 1밖에 안됐는데 인수가는 포쉬마크보다 몇 배가 비쌌던 사례가 있었다"며 "이를 고려하면 포쉬마크의 인수금액은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고 좋은 가격에 인수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의 거시경제 환경이 안 좋기는 하지만 이는 지정학적인 이슈 및 중앙은행들의 금융정책 때문"이라며 "C2C 소매시장은 상당히 견고하고 북미의 경우 20% 이상 성장할 거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CFO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한 포쉬마크의 시가총액은 한때 70억달러(약 10조원)에 달했다. 네이버가 인수한 가격은 순기업가치 12억 달러(1조7000억원)다.

◇왜 포쉬마크였나?…이해진 CIO의 존재감 

네이버가 포쉬마크를 인수한 가장 큰 이유는 강력한 소셜 기능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커뮤니티로의 성장 잠재력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최수연 대표는 "사업적 거점을 확보할 수 있고, 기술 트렌드와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으며,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분야에 대한 영역을 정하고 나니 포쉬마크는 독보적인 인수 대상이 됐다"며 "특히 커머스와 커뮤니티 소셜 기능이 결합된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포쉬마크는 전체 약 4000만명의 연간 이용자 중 80%가 MZ세대로 구성이 되어 있다"며 "인플루언서 및 개인 포스트 등을 탐색하며 취향과 관심사가 비슷한 마이크로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타 커머스 플랫폼 대비 구매 전환율이 훨씬 높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번 인수로 네이버는 연 평균 20% 수준의 빠른 성장이 전망되는 북미의 리커머스 시장 내에서 패션 분야의 1위 지위를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규모 빅딜에 빠질 수 없는 인물이 창업주 이해진 GIO(글로벌투자책임자)다. 그는 이번인수전에도 일정 부분 역할을 했다.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이해진 GIO는 네이버가 신규 회사를 인수한 데 따른 시너지 효과와 네이버의 역할에 대해 조언한 것으로 알려진다. 

C2C 플랫폼 포쉬마크, 웹툰·제페토·위버스와 시너지 낼까?

네이버의 기존 콘텐츠 서비스와 포쉬마크의 시너지도 시사했다. MZ세대 이용률이 많은 만큼 네이버가 강점을 보이는 웹툰, 제페토 등 MZ세대 위주의 콘텐츠로 이용자 층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최 대표는 "포쉬마크 이용자의 80%가 MZ세대로 네이버가 이미 북미 MZ세대를 타깃으로 서비스하고 있는 웹툰, 제페토, 위버스 등 버티컬 서비스 기반 커뮤니티와 재미있게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가장 쉽게는 유사한 이용자군(MZ세대)을 대상으로 마케팅 효율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K-컬처가 인기 있는 현지에서도 위버스와 함께 커머스를 연계한다든지, 지역 기반 커뮤니티를 제페토에서 개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앞으로 여러가지 계획을 선보이면서 어떤 것들이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서비스적으로도 연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C2C 플랫폼 경험 토대로 서비스 고도화…해외 진출도 꿈꾼다

최 대표는 네이버가 보유하고 있는 C2C 플랫폼과의 연계 방안과 이를 통한 C2C 플랫폼의 고도화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그는 "네이버는 국내에서는 크림과 시크, 일본에서는 빈티지시티를 실험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유럽에서는 왈라팝, 베스티에르 콜렉티브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면서 검색 서비스라든지 라이브 커머스 기술을 접목하는 경험을 쌓아왔다"며 "포쉬마크가 독보적인 1위가 될 수 있도록 C2C 버티컬 커머스가 가질 수 있는 모든 기능과 서비스 가장 끝단의 이용자 경험을 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집중할 생각 이라고 밝혔다.

북미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포쉬마크의 해외 진출 가능성도 열어뒀다. 최 대표는 "포쉬마크는 북미 시장에 집중할 계획이지만 성장 전략 중에 하나로 아시아 시장도 있다"며 "네이버가 교두보가 되어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네이버는 검색 중심의 목적 지향적인 플랫폼이라면 포쉬마크는 이용자들이 시간을 체류하면서 다른 사람과 교류 혹은 발견을 통해 커머스(거래)가 일어나기 때문에 네이버가 가지지 못한 포트폴리오를 채워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