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액 9.5%' 접수된 안심전환대출…집값 5억으로 대상 확대하나

주택가격 3억원 이하 기준에 대상차주 적었다는 평가

6일부터 4억원 기준도 효과 의문…금융위, 단계적 상향 검토

 

안심전환대출이 약 보름간의 접수에도 불구하고 신청 금액은 목표액 대비 9.5%에 그쳤다. 오는 6일부터는 신청 가능한 주택 가격 기준이 3억원에서 4억원으로 상향되지만, 은행들은 과거와 달라진 부동산 가격에 폭발적인 신청 증가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정부가 공급 규모(25조원)를 채우기 위해 주택 가격 기준을 얼마까지 올릴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주택금융공사와 6개 은행에 지난달 30일까지 12일 동안 접수된 안심전환대출 신청 금액은 총 2조3629억원(2만5945건 신청)이다. 대출 신청액은 전체 안심전환대출 공급 규모의 약 9.45% 수준이다.

안심전환대출은 금리 상승기에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대출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주금공의 3%대 장기·고정금리 정책모기지로 대환(갈아타기)해주는 정책 금융상품이다.

이번 안심전환대출은 지난 2015년, 2019년에 이은 3번째 시행이다. 앞선 시행에서는 신청자가 많이 몰렸던 만큼 은행들은 접수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에 인력을 충원하고, 본점에는 서류 심사역을 추가로 배치해 대비했다. 하지만 접수 시작 후 절반 이상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이러한 대비가 무색할 정도로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업무지원을 나갔던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과거 안심전환대출 사례에 비춰 이번엔 지원 여력을 확대했지만 조용했다"며 "대상 차주 기준 설정이 잘못돼 초기 흥행에 실패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이번 안심전환대출 금리는 3.8~4%(저소득 청년 0.1%포인트 우대)로 2019년(1.95~2.2%)시행 때보다 높다. 연 소득 기준도 85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강화됐고, 접수 가능한 주택 가격 기준도 처음 2주간은 3억원 이하로, 이후 일주일은 4억원으로 직전(9억원)보다 더 까다로워졌다.

신규 취급되는 은행 변동금리 주담대만 놓고 보면 안심전환대출은 상품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지난 4일 주요 은행의 변동금리 주담대 금리는 연 4.51~6.775%선으로 금리 하단 기준으로 0.71%p 금리가 낮다. 

문제는 변동금리 주담대는 보통 6개월 주기로 금리가 재산정돼 아직까지 시장금리 상승을 체감하지 못하는 차주가 많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월 은행들이 신규 취급한 주담대 평균 금리는 연 3.84%다. 4월과 5월도 각각 연 3.90%로 안심전환대출 금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여기에 내년 하반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이후 변동금리 주담대 금리는 안심전환대출보다 떨어질 거라 보는 가계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저조한 신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유동성에 집값이 크게 오른 영향이라고 은행들은 설명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기준 전국 주택 평균 매매가는 4억2418만원으로 3년 사이 38.9% 뛰었다. 이 때문에 6일부터 주택 가격 4억원 기준도 공급을 늘리는 데는 큰 효과를 못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직전 2번의 안심전환대출로 4억원 이하 주택들은 상당수가 정책 금융의 효과를 보고 있을 것"이라며 "2019년 이후 3년간 집을 구매한 차주들은 집값은 더 오르고, 금리는 안심전환대출보다 더 낮은 경우가 많았다. 5억원부터는 수요가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4억원 이하 주택 대상 안심전환대출 취급 추이를 살펴보고 단계적 상향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4억원 이하 주택대상 신청·접수 진행 후 신청규모가 25조원에 미달하면 주택 가격 요건을 높여 2단계 접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4억원 이하 주택대상 1단계 신청·접수 규모를 감안해 2단계 주택 가격별 신청·접수기간을 별도 공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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