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발에 바이든의 '로우키' 대응…'전략적 인내'로 회귀했나

"북한과 대화 문 열어뒀지만 한·일 동맹만 강화"

 

북한이 5년 만에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한 가운데 미국의 대응이 사실상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로 회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백악관은 4일(현지시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하게 규탄하면서도 북한과의 외교 및 대화에 대한 미국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과 대화 의지를 표명하지만, 북한과 대화를 하기보다는 동맹국인 일본, 한국과 단합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진단했다. 특히 이 같은 접근 방식은 '신중하고 덜 야심적인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를 요청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과 러시아가 분열된 상황에서 강대국들이 실질적인 행동에 대해 합의할 가능성은 작다.

러시아와 중국이 안보리 회의에 동의하더라도 유엔 제재 등 우회적인 압박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북한은 첫 핵실험을 강행한 2006년부터 유엔의 제재를 받아왔다. 지난 십수년간 이뤄진 안보리 제재는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개발 자금줄을 차단하는 데 집중해왔다.

안보리 회의에서 추가적인 대응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결국 지금과는 별다른 조처가 이뤄지지 않는 셈이다.

미국 외교·안보 싱크탱크 윌슨 센터의 아시아 책임자인 수미 테리 전 중앙정보국(CIA) 분석가는 "미국과 한국은 지금 당장 만족할 만한 대응법을 갖고 있지 않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환경은 북한에 유리하고, 미국은 매우 제한된 방식으로만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전쟁, 오는 11월 예정된 중간선거 등으로 인해 북한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는 것.

이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의 대북정책은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에 가까워졌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 평화연구소의 북한 수석 전문가 프랭크 엄은 "바이든의 접근 방식은 전략적 인내보다는 약간 더 개방적이긴 하지만,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 훨씬 더 급진적인 변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화의 문은 열어놓되 추가 조처를 하지 않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응이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와 비슷하다는 평가다.

유엔 제재 등 압박을 계속하며 북한의 태도 변화를 기다리는 전략적 인내는 사실상 북한 문제를 방치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만 키웠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북한은 올해만 20여 차례 미사일 도발을 이어오고 있는데,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북 접근 방식이 효과가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고 폴리티코는 혹평했다.

미국과 북한 간 대화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재래식 무기를 배치하는 등 군사 억지력을 키우는 것이 최선이라는 제언도 있었다.

전략국제연구센터의 선임 연구원인 톰 카라코는 "아시아·태평양 국가와 미국이 북한을 억제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미사일 방어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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