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도발 재개… 26일부터 美핵항모 동원 한미훈련

평안북도 태천 일대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1발 발사

'북한판 이스칸데르' 추정… 軍 "중대한 도발 행위"

 

미국 원자력추진 항공모함이 참가하는 한미연합 해상훈련을 하루 앞두고 북한이 탄도미사일 도발을 재개했다.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는 25일 오전 6시53분쯤 북한 평안북도 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1발이 발사된 것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태천은 그동안 북한의 미사일 발사장소로는 잘 쓰이지 않던 곳이다. 다만 미국 연구기관 핵위협방지구상(NTI)은 지난 2019년 북한의 지하 핵시설이 있는 곳으로 태천을 지목한 적이 있다.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는 이동식 발사대(TEL) 차량을 이용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이 이날 쏜 탄도미사일의 비행거리는 600여㎞, 정점고도는 60여㎞, 그리고 최고 속도는 마하 5(음속의 5배·초속 1.7㎞) 수준으로 탐지됐다. 제원만 봤을 땐 실전배치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진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와 유사하다.

군 당국도 북한이 이날 KN-23을 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밀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 관계자는 "최근 북한의 전반적인 활동을 보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시한 '국방력 강화' 일환의 일정 속에서 이뤄진 시험발사나 무기개발 과정으로 보인다"며 "추가 도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날 탄도미사일 발사는 올해 23번째 무력시위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탄도미사일 발사로는 지난 6월5일 SRBM 8발 무더기 발사 이후 112일 만이다.

북한은 올 들어 탄도미사일은 17차례, 순항미사일은 2차례 쐈다.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만 봤을 땐 이날까지 탄도미사일 4차례, 순항미사일 1차례, 그리고 재래식 방사포(다연장로켓) 3차례 등의 도발을 벌였다.

미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 2022.9.23/뉴스1 © News1 김영훈 기자


이런 가운데 김승겸 합동참모의장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뒤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과의 화상 공조회의를 열어 관련 상황을 공유했다고 합참이 전했다.

또 이들은 미 해군 '로널드 레이건'(CVN-76) 항모강습단의 부산 입항을 계기로 오는 26~29일 동해상에서 실시할 한미연합 해상훈련 등을 통해 "북한의 어떤 위협과 도발에도 연합방위태세를 더 굳건히 할 것"을 재확인했다고 한다.

레이건함과 순양함 '챈슬러스빌'(CG-62), 이지스 구축함 '배리'(DDG-52) 등 3척으로 구성된 미 항모강습단은 지난 23일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했다. 이번 훈련엔 미 해군의 로스앤젤레스(LA)급 핵추진 잠수함 '애너폴리스'(SSN-760)도 함께할 전망이다.

우리 해군과 미 해군 항모가 한반도 주변 해상에서 연합훈련을 하는 건 북한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가 잇따랐던 2017년 11월 이후 약 5년 만이다.

이 때문에 북한의 이날 미사일 도발이 레이건함 입항 및 한미연합훈련에 따른 불만 표출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의 오는 29일 방한 계획을 염두에 뒀을 가능성도 있다.

합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 행위이자,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며 "이를 규탄하고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군 당국은 북한이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를 준비하는 동향을 포착하고 대북 경계·감시태세를 유지해왔다.

신포엔 SLBM 생산·개발·시험시설을 갖춰져 있으며, 주변에 지상시험발사장도 있다. 북한 해군의 잠수함 기지 또한 신포에 있다. 북한은 이곳에서 신형 탄도미사일잠수함 또한 건조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합참은 "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북한의 어떤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기초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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