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수상한 외환송금' 1조 추가 포착…총 10조2000억 규모

국내 은행을 통해 이뤄진 수상한 외화 송금 규모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1조원 이상 늘어나 1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들의 자체 점검 결과 거액의 이상 거래가 추가로 확인된 가운데 금융감독원은 오는 10월까지 은행권에 대한 검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22일 국내 12개 은행을 대상으로 자체 점검을 실시한 결과, 지난해 1월부터 자체 검사가 이뤄진 시점까지의 이상 외화 송금 거래는 총 72억2000만달러(약 10조1686억원) 규모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상 외화송금에 연류된 업체는 82곳으로 파악됐다.

이는 금감원이 지난달 14일 중간 점검 결과를 발표하며 밝힌 이상 송금액 65억4000만달러(약 9조2109억원), 연루 법인 65곳보다 훨씬 늘어난 규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별 혐의업체를 교차 검증하고 주요 해외수취인을 기준으로 송금업체를 파악해 추가 점검했다. 이에 따라 액수가 늘었다"고 말했다.

82개사 중 3억달러 이상 송금한 업체는 5개사(6.1%), 1~3억달러는 11개사(13.4%), 5000만~1억달러는 21개사(25.6%), 5000만달러 이하는 45개사(54.9%)다.

송금 업체의 업종은 상품종합 중개‧도매업 18개(22.0%)로 가장 많았고, 여행사업 등 여행 관련업 16개(19.5%), 화장품‧화장용품 도매업 10개(12.2%) 등이다. 

3~4개 은행을 통해 송금한 업체는 12개(14.6%), 2개 은행을 통해 송금한 업체는 30개(36.6%), 1개 은행을 통해 송금한 업체는 40개(48.8%)다. 

송금된 자금의 수취 지역은 홍콩이 71.8%(51억8000만달러)로 비중이 가장 컸다. 일본 15.3%(11억달러), 중국 5.0%(3억6000만달러) 등으로 뒤이었다. 

주요 은행의 송금규모는 신한은행이 23억6000만달러(3조3238억원), 우리은행 16억2000만달러(2조2816억원), 하나은행 10억8000만달러(1조5212억원), 국민은행 7억5000만달러(1조564억원) 등 순이다. 

송금업체 수는 신한은행이 29개, 우리은행 26개, 국민은행 24개, 하나은행 19개다.

금감원은 오는 10월까지 12개 은행에 대한 검사를 마무리 할 예정이다. 향후 검사결과 외국환업무 취급 등 관련 준수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은행에 대해서는 법률검토 등을 거쳐 관련법규 및 절차에 따라 엄중 조치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검사를 통해 이상 외화송금 혐의거래 등이 추가로 확인되는 경우 유관기관과 신속히 정보를 공유할 예정이며, 검사결과 등을 바탕으로 이상 외화송금거래를 보다 실효성 있게 모니터링하고 억제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함께 제도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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