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살인' 전주환의 치밀한 준비…정보조회·자금인출·추적교란

스토킹·불법촬영 구형받은 날 피해자 정보 조회

피해자 비상벨에 도피준비 무위…신상공개 결정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전주환(31)이 범행 28일 전 피해자의 근무 정보를 조회한 사실이 확인됐다. 계획범죄 정황이 추가로 드러난 것이다. 

19일 서울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보복살인 등) 혐의로 구속된 전주환은 지난달 18일에도 6호선 증산역을 방문해 피해자 A씨의 근무지 및 근무일정을 조회했다. 

스토킹처벌법 위반, 성폭력처벌법(카메라 등 이용촬영, 촬영물 등 이용협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주환은 이날 결심공판에서 징역 9년을 구형받았다. 전씨가 선고가 내려지기 전 피해자에 대한 보복을 계획했음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전주환은 이후 지난 3일 구산역 역무실을 찾아가 "휴가 중"이라고 속인 뒤 내부망으로 피해자의 근무정보를 확인했고 범행 당일인 14일에도 증산역 및 구산역에서 피해자의 근무정보를 확인했다.

16일 오전 역무원 스토킹 살인사건이 발생한 서울지하철 2호선 신당역 화장실 앞에 마련된 추모공간을 찾은 시민들이 추모문구를 적고 있다.2022.9.16/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 범행·도피준비 치밀…돈 찾고 GPS교란 앱 설치

전주환이 치밀하게 범죄를 계획하고 이후 도피까지 염두에 둔 행적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전주환은 범행 8시간 전 집 근처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1700만원을 인출하려 했으나 1회 인출한도가 초과돼 돈을 찾지 못했다. 전씨가 도피자금으로 사용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오후 3시에는 정신과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았다. 전주환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과 경찰 조사에서 우울증을 호소한 것으로 미뤄볼 때 심신미약을 통한 감형을 노린 것으로 추측된다.

전씨가 자신의 이동과정이 드러나지 않도록 교통카드가 아닌 1회용 승차권을 이용한 사실도 알려졌다. 자신의 휴대전화에 위치정보시스템(GPS)을 조작하는 애플리케이션(앱)도 설치했다. 모두 범행 뒤 도피 과정에서 경찰의 추적 및 수사를 교란시키려는 목적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같은 도피 준비는 피해자가 피습을 당하면서도 누른 비상벨에 역사 직원 2명과 사회복무요원 1명, 시민 1명이 달려와 전씨를 제압하면서 무위로 돌아갔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 피의자 전주환(31·구속)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서울경찰청 제공)2022.9.19/뉴스1


◇ 신상공개된 전주환…지난해부터 재판 받아

전주환은 서울교통공사 입사동기인 피해자를 카메라 및 촬영물 등을 이용해 협박하고 스토킹한 혐의로 고소당해 지난해부터 재판을 받고 있었다.

경찰은 지난해 10월9일 카메라등이용촬영, 촬영물등이용협박 등 성폭력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주환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법원은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인멸 우려 및 도주 우려가 없다"며 기각했다.

전주환은 이후에도 피해자를 스토킹하는 등 범죄를 멈추지 않았다. 결국 피해자는 경찰에 다시 고소장을 냈으나 이번에는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19일 경찰 내부위원 3명, 외부위원 4명이 참여하는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전주환의 신상공개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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