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국, 온실가스 배출 80% 담당…파키스탄은 1959 이후 0.4% 그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10일(현지시간) 몬순 우기에 큰 수해가 난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를 찾아 “인도주의적 재난 중에서도 이런 규모의 기후 참사는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날 AFP통신에 따르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기후 위기와 관련해 잘사는 나라들의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오늘은 파키스탄이지만 내일은 당신의 나라가 피해국이 될 수 있다”며 “글로벌 위기이며 세계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사무총장은 특히 주요 20개국(G20)이 온실가스 배출의 80%를 담당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파키스탄같은 개발도상국이 회복할 수 있게 부유한 나라가 도와야 할 도덕적 책임이 있다”고 꼬집었다. 1959년 이래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 중 파키스탄의 비중은 0.4%에 그친다는 통계가 있다.

아흐산 이크발 파키스탄 개발계획부 장관도 지난달 말 "우리가 배출하는 온실가스 총량은 세계 최소 수준"이라며 국제 사회는 우리가 기후 변화에 대응할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도와줄 책임이 있다고 역설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지난 9일 파키스탄에 도착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잠정 집계한 파키스탄의 홍수 피해 규모가 300억달러(약 41조6000억원)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세계은행이 집계한 2021년 파키스탄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약 9% 규모다.

유엔은 파키스탄에 1억6천만달러(약 2천200억원)의 긴급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며 미국, 튀르키예(터키), 중국, 한국 등도 구호 물품과 지원금을 보내고 있다.

파키스탄은 6월 중순부터 시작된 계절성 몬순 우기로 큰 홍수가 났다. 해마다 몬순 우기 때면 큰 피해가 생기곤 했지만, 올해는 국가적 재앙 수준으로 치달았다.

이번 홍수로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겼으며 인구의 약 15%인 3300만명이 수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우기 동안 누적 사망자 수는 이날까지 1396명이며 가옥 174만채가 부서졌고 66만명이 임시 구호 시설에 수용돼 있다.

당국은 물이 빠진 후 콜레라 등 수인성 전염병의 창궐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