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자, 지금 집 사도 될까요?…"내년 급매물이 기회"

"관망에 매수자 협상력 높은 상황…자금력 살펴 기회 노려야"

내년 5월 다주택자 중과세 유예 만료 앞둔 급매도 '주목'

 

"근 50~60년 사이 부동산 시장 전체를 살펴보면, 집값이 하락한 시기가 많지는 않습니다. 크게 세네번 정도 있었죠. 내 집 마련을 할 때는 하락 전환이 기회일 수 있습니다. 유리한 요인을 잘 포착해서, 본인의 자산 수준에 맞춰 급매 위주로 취사선택하는 것을 추천합니다"(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

잇단 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고 집값 고점 인식이 확산되면서 전국 집값이 맥을 못추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고 서울 집값마저 하락세가 확산되며 무주택자들은 하락기를 틈탄 '내 집 마련' 적기를 찾기 위해 고심하는 분위기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 시기가 무주택자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내년 1분기까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매물이 '급매'를 달고 시장에 나오면 매수를 고려하라는 조언도 내놨다.

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첫째주(5일) 전국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17% 하락하며 18주째 내림세를 보였다. 올해 누적 변동률은 -0.97%였다. 수도권과 지방은 각각 -1.51%, -0.46%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지난주(-0.13%)보다 낙폭이 커진 -0.15%를 기록하며 15주째 내림세를 보였다. 하락폭으로는 2013년 8월5일(-0.15%) 조사 이후 약 9년1개월 만에 가장 크다. 누적 변동률도 -1.00%로 나타났다.

집값 조정은 금리 인상과 함께 시작됐다. 기준금리는 지난 2020년 5월부터 1년 3개월간 연 0.5%로 사상 최저 수준으로 유지됐지만, 지난해 8월 인상이 시작돼 연 2.5%까지 올라섰다.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부동산 매수 심리가 급랭했고, 매수세가 줄며 물건이 쌓이기 시작했다.

관망세가 짙어지며 수도권 외곽 지역에서 시작된 하락세는 마포·성동구 등 강북 주요 지역을 넘어 강남권까지 확산됐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집값 하락세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지금이 무주택자들에겐 내 집 마련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우선 매수세가 끊기면서 시장에 매물이 쌓이고 있다는 점을 유리한 지점으로 꼽았다. 지난달 말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7.2로 '집을 사겠다'는 사람보다 '팔겠다'는 사람이 많은 상황이다. 서울 지수는 81.8로 지난 2019년 7월1일(80.3) 이후 약 3년 2개월 만에 최저치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현재는 매수자들이 우위에 있어 협상력이 높아진 시기다. 이 때를 잘 활용해야 한다"며 "특히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에 한정해 대출이 완화됐기 때문에 이 요건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연착륙 관점에서 보면 현 시점부터 내년 상반기 사이가 기회"라며 "추후 대출 규제가 전반적으로 완화되거나 수도권이 규제 지역에서 빠져 가수요가 들어오기 시작하면 무주택자들이 우위에서 선택할 수 있는 시장 매물은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도 "(하락 분위기) 턴어라운드 시점이 언제일지 맞추긴 쉽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무주택자의 집 장만 목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조정기에 좋은 매물이 급매로 출현하거나, 양질의 물건인데 일시적으로 미계약·미분양이 나는 경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기간이 끝나는 내년 5월9일을 앞두고 가격을 낮춘 물량이 더 풀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당분간 집값이 상승 반전할 가능성은 적은 만큼, 올해 하반기까지는 추이를 지켜보면서 지켜보는 것이 낫다는 관점이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향후 기준금리 3% 시대가 도래할 수 있고, 이 경우 주택담보대출은 5%대를 상회하게 돼 이자 부담으로 인한 급매물이 나올 수 있다"며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자금 범위에서 내년 1분기까지 그런 매물을 살펴보면 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금리 인상이 지속될 때까지 하락 흐름은 더욱 확산될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엔 급하게 내 집 마련을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관심지역의 집값 흐름 추이를 살펴보면서 타이밍을 보길 권유한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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