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인적쇄신, 확연히 다른 위아래 '온도차'…시간이 약?

대통령 취임 넉 달 만에 실무진 50여 명 교체…인사 불이익 이유 몰라 '답답'

배경 두고 추측 난무 속 고위급 "사유 없는 인사 없다"…추석 이후 추가 쇄신

 

대통령실의 첫 인적 쇄신이 상당 부분 마무리된 가운데 '윗물'과 '아랫물'의 확연히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11일 대통령실은 비서관급과 행정관급 인사 50여 명을 교체하는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지난달 17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00일을 기점으로 본격화한 인적쇄신이 대부분 마무리됐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은 정책기획수석실을 신설하고 수석비서관으로 이관섭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을 임명했다. 최영범 홍보수석을 대외협력특보로 발령내고, 이 자리에 김은혜 전 의원을 임명하며 고위급 인사(人事)를 단행했다.


이후 비서관급(1급 상당)과 행정관급 '인사'를 위해 업무기술서를 제출받고 수석실별로 상급자를 통해 업무적응도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가 추석 직전 일차적으로 마무리된 실무진 인사다.


인사 결과가 나오자 대통령실 전체가 술렁였다. 가장 큰 이유는 인사 대상자가 왜 인사 '불이익'을 당하는지 알 수 없다는 데 있었다.


이번 인사 대상자는 공무원 출신인 '늘공'(늘 공무원, 직업 공무원)과 비공무원 출신인 '어공'(어쩌다 공무원) 두 분류로 나뉜다. '늘공'은 소속 부처로 돌아가면 되지만 '어공'은 이번 인사로 직장을 잃게 된다.


인사 이유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생계를 위협받는다는 측면에서 불만과 불안함이 가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 인사 대상자는 "무엇 때문에 나가라고 하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답답하다"며 "가족들도 있는데 당장 수입원이 끊기다 보니 막막하다"고 말했다. 특히 '어공'들은 윤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선언할 때부터 무보수로 일해온 사실상 자원봉사자들이다.


대통령실에 입성하고서도 엄격한 공식 채용 절차로 임명이 늦어지면서 두세 달 동안은 무급으로 일했다. 대통령실 월급이 나오자마자 그만두게 되는 셈이다.


이번 실무진급 인사는 정무수석실과 시민사회수석실, 홍보수석실, 총무비서관실 위주로 이뤄졌다. 사유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갑자기 자리를 빼는 동료를 보면서 남아있는 사람들도 크게 동요하고 있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나에게도 언제 인사 쪽 사람이 갑자기 나타나서 '자리를 빼라'고 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있다"며 "남아있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일을 어떻게 소신껏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사유를 밝힐 수 없을뿐이지, 분명한 사유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대통령비서실장과 수석들 대부분은 윤 대통령과 잘 알지 못 했던 이들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석으로 왔어도 밑에 사람 인사를 자신이 할 수 없었다. 그 자리를 누구의 '지인', 누구 '관계자'들이 치고 들어왔다.


100일 정도 일하다 보니 그들 중 훌륭한 사람도 있지만 아닌 사람도 보였고, 그 사람들을 솎아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추석 이후 추가적인 실무진 인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는 대상에서 제외됐던 사회수석실과 경제수석실도 포함될 것이란 전망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최고의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긴장하면서 최선의 상태로 일해야 하는 곳이 대통령실"이라며 "취임 초기에는 정신이 없다 보니 일을 같이 했지만 이제 대통령실 인재풀은 정치권과 같은 곳보다 훨씬 더 풍부하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인사 이유를 알 수 없다보니 대통령실 내 '권력 다툼', 또는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라인과 '서초동'(검찰 출신들) 라인의 충돌 등 추측성 이야기만 넘쳐나는 실정이다.


대통령실의 어수선한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시간이 약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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