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원 구인난·4번째 가처분…'정진석 비대위' 위기 극복할까

이준석 추가 가처분 신청·비대위원 인선 등 첩첩산중

李, 칠곡 머무르며 당 겨냥 비판·세력결집 이어갈 듯

 

국민의힘이 지난 8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정진석 의원(국회 부의장)을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했지만, 이준석 전 대표의 네 번째 가처분 신청과 비대위원 인선 등 곳곳에 암초가 있어 불안한 추석 연휴를 보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이 위기를 극복한다면 '정진석 비대위'는 당 안정화를 위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키를 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전날(8일) 당 전국위에서는 비대위 출범과 정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안건을 각각 의결했다. 전국위원 재적 731명 중 519명이 투표에 참여해 비대위 출범에는 477명이 찬성했고, 정 의원의 비대위원장 임명에는 468명이 찬성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즉시 네 번째 가처분 신청으로 맞섰다. 이 전 대표 측 변호인단은 전날 비대위 설치와 비대위원장 임명을 승인한 당 전국위 의결의 효력정지를 비롯해 정 위원장의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추가로 제출한 가처분 신청의 심문기일은 앞선 사건과 동일한 오는 14일이다.


이 전 대표 측은 앞서 '주호영 비대위'의 비대위원 8명 직무를 정지해달라고 냈던 2차 가처분 신청은 비대위원들의 전원 사퇴로 취하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비대위 설립 요건을 상세화한 당헌 개정을 전국위에서 의결한 것과 관련해 효력정지를 구하는 3차 가처분 신청은 개정 당헌이 위헌무효라는 점을 확인받기 위해 소송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 측 변호인단은 앞선 법원의 가처분 인용에 따라 주호영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 임명, 비대위 설치 자체가 무효라고 보고 있다. 기존 비대위가 무효이기 때문에 새로운 비대위 설치와 비대위원장 임명 역시 무효라는 주장이다.


이번에도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주호영 전 위원장에 이어 정 위원장도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나야 할 수 있다. 비대위원장이 구인난을 겪은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반대의 경우, 국민의힘은 이 전 대표에 대한 반격의 키를 거머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원장 인선이 난항을 겪었던 만큼 추석 직후 발표할 비대위원 구성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라 의원들이 최고위원회에 들어가고 싶어한다"며 "언제까지 갈지 알 수 없는 비대위는 고사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4일 오후 대구 중구 김광석길 콘서트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9.4/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정 위원장은 전날 국회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최재형 의원의 참여를 꼭 부탁드리고 싶다"며 기존 비대위원 전원 교체도 생각해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비대위 전환을 공개 반대해 온 최 의원은 "외부에서 정진석 비대위원장을 도울 역할이 있다면 열심히 돕겠지만, 비대위원을 하는 것은 어렵다"며 고사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도로 윤핵관 비대위'라는 지적과 함께 당내에서 공개 비판이 나오는 것도 부담이다. 김웅 의원과 허은아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정 위원장 지명을 박수로 동의한 것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정 위원장이 이 전 대표와 6월부터 갈등을 빚었다는 점에서 오히려 이 전 대표 측에 공격할 여지를 줬다는 평가도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7일 정 위원장이 비대위를 맡는다는 소식에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추석 연휴 기간 칠곡에 머무르면서 당에 대한 비판과 세력 결집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도 "국회 부의장이 비대위원장을 하겠다는 것도 코미디"라고 비판했다.


페이스북에도 잇달아 글을 올리며 윤석열 대통령과 당을 공격했다. 전날에는 윤 대통령을 겨냥해 "'나는 돈이 없어요'하는 사람을 경계해야 한다. 그 사람은 돈에 미친 사람이다"는 내용의 사진을 올렸다.


윤 대통령이 출근길에 기자들에게 "다른 정치인들이 무슨 말을 하고 있고 의미가 뭔지 생각할 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다"고 말한 것을 비꼰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전날 권성동 원내대표가 사퇴 기자회견에서 '윤핵관' 표현을 "조롱의 대상"이라며 "삼가달라"고 하자, 지난 대선에서 권 원내대표가 "나는 윤핵관인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사람"이라고 말한 영상을 공유하며 역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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