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함께하지 못하네요”…면회제한에 요양병원의 쓸쓸한 한가위

정부 "감염 확산 방지 위해 대면 접촉 면회 금지"

명절 면회제한 3년간 이어지면서 애타는 보호자들

 

“치매 걸린 할머니가 제 이름은 기억합니다. 그런데 올해도 함께하지 못하네요.”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없는 첫 명절을 맞았지만 정부가 여전히 요양병원과 시설에 대한 대면 접촉 면회는 금지하면서 환자와 보호자들이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5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번 추석 연휴기간에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요양병원·시설의 대면 접촉 면회 제한이 유지된다. 면회는 비접촉 또는 비대면 방식으로만 허용되며 종사자 선제 검사 등 현행 방역 수칙은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에 따라 요양병원과 시설에선 비대면 방식의 면회만 가능하다. 일부 병원·시설은 감염 확산 우려로 비대면 면회도 제한하고 있다. 실제 경기 의정부시 한 요양병원은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진 지난 7월부터 모든 방식의 면회를 금지했다.

병원 관계자는 “아쉬워하는 보호자가 많지만, 감염 경로를 차단하고 입소자들의 안전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어서 내린 결정”이라며 “대신 영상통화 등을 통해 보호자와 입소자를 연결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명절 기간 면회제한이 3년간 이어지면서 요양병원·시설 보호자들은 애가 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오랫동안 생이별을 겪은 상황에서 올해도 부모 또는 가족과 함께 식사는 물론 손도 잡지 못하고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어서다.

남양주시 한 요양병원에 할머니가 입소해 있는 이정운씨(28)는 “치매를 앓는 할머니가 항상 제 이름은 기억해주고 찾는다”며 “비접촉 면회는 할 수 있지만 함께 식사를 할 수 도 없고, 만져볼 수도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반면 이번 면회제한 조치를 반기는 보호자들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굳이 면회를 가지 않아도 되는 명분이 생겼기 때문이다.

양주시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지난 4월 접촉면회가 한시적으로 허용됐지만 실제 면회를 희망하는 보호자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며 “보호자들이 면회를 오지 않아 입소자들은 가족들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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