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설상가상'…中 위안화 약세에 한국 수출경쟁력 '뚝'

블룸버그 "위안 2년래 최약세…다른 신흥국 환율 위협"

 

한국 원화가 미국 달러 뿐 아니라 중국 위안화로 인해서도 강한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세계 2대 경제국 중국이 성장 둔화로 위안화가 2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위안화 약세가 두드러지며 원화가치 급락에 따른 한국의 수출경쟁력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5일 중국의 위안화 환율이 요동치면서 다른 신흥국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한국 원,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가 취약하다고 지목했다. 몇 달 전만 위안화는 신흥국 시장에서 일종의 안전자산처럼 여겨지며 강세였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치솟는 인플레이션이라는 외부 변수에서 상당히 견조한 경제를 뽐냈기 때문.

하지만 이제 위안화는 신흥국에 위협적 존재가 됐다고 블룸버그는 진단했다. 중국 경제성장이 크게 둔화하면서 위안화는 2년 만에 최약세가 됐고 더 떨어질 전망이 우세하다. 골드만삭스부터 스웨덴 최대 은행 SEB AB까지 투자은행들은 위안화 충격은 중국에 인접한 국가들 뿐 아니라 아프리카, 남아메리카까지 전달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위안화 약세로 중국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커지며 다른 신흥국의 수출 매력도를 떨어뜨려 경쟁적 절하를 촉발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SEB AB의 페르 하마룬드 수석 신흥국 전략가는 "위안화가 더 약해지면 신흥국들도 자국 통화에 대한 하방압력이 가해지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위안화 약세의 영향력은 중국과 직접 수출 경쟁을 벌이는 대부분 국가들이 감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골드만삭스와 소시에테제네랄은 위안화 약세가 한국 원, 대만 달러, 태국 밧, 말레이시아 링깃, 남아공 랜드를 더 끌어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SEB AB는 멕시칸 페소, 헝가리 포린트, 루마니아 레우, 터키 리라가 가장 취약하다고 봤다.

소시에테제네랄의 피닉스 칼렌 리서치 본부장은 "지난 10년 동안 중국과 다른 신흥국 시장 사이 무역과 금융결합이 크게 강화했다"며 "관계가 깊어질 수록 신흥국 통화가 중국과 디커플링(비동조화)하기 훨씬 더 힘들다"고 말했다.

지난달 위안화는 6개월 연속 떨어졌다. 미국이 중국과 벌인 무역전쟁이 한창이던 2018년 10월 이후 최장 기간 약세가 이어진 것이다. 소시에테제네랄, 노무라홀딩스, 크레딧아그리콜 등 주요 대형은행들은 올해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위안화 가치와 반대)이 심리적 지지선인 7위안을 상향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올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 위안화는 거의 4년 만에 최고로 오르며 신흥국 통화 가운데 유일하게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부터 부동산 위기까지 심화하고 성장이 둔화하며 외국 자본의 유출이 촉발됐고 위안화는 강력한 하방 압력에 놓였다.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공격적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도 위안 약세를 부추겼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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