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사철에도 넘치는 매물…"시장 전셋값 조정시기 거쳐야"[역전세대란]

전세대란 대신 역전세난 대두…"추석 이후에도 거래절벽"

"기존 대책 진행하면서 지역별·유형별 모니터링"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전세시장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다. 조만간 전세사기 종합대책을 발표하는 정부는 최근 불거진 '역(逆)전세난' 상황도 주시하고 있다.

31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전세 물량은 9만2703건이다. 8월1일(8만4948건) 대비 9.1% 증가했고, 1년 전(4만5812건)과 비교하면 약 2배로 늘었다.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 시장에 매물은 쌓이지만 신규 거래는 드물게 이뤄진다. 지난주 한국부동산원의 수도권 전세수급지수는 87.6을 기록해 2019년 8월19일(89.5) 이후 약 3년 만에 90선 밑으로 떨어졌다.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집주인들이 수천만원에서 수억원 내린 값에 '급전세'를 내놓기도 하는데, 새 사람을 구하지 못해 계약이 끝난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심화할 수 있단 우려가 커진다.

애초 시장에서는 임대차 시행 2년째를 맞는 8월을 기점으로 계약 만료 매물이 쏟아지고, 신규 계약이 늘면서 전셋값이 폭등할 수 있다는 '전세대란' 관측이 있었다. 그러나 오히려 집주인들이 발을 동동 구르는 분위기가 뚜렷해지는데, 이는 금리 인상으로 전세 대출 이자 부담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세 대출을 받아 이자를 내는 것보다 월세를 내는 것이 부담이 덜하다는 판단에 전세 수요는 줄고, 반전세·월세 수요가 늘어나는 것이다. 여기에 거래가뭄이 심화하자 매매 물건을 전세로 돌리는 집주인이 늘면서 전세 공급이 포화 상태가 되고 있다.

과거에는 역전세난이 발생하자 집주인들에게 보증금 반환을 위한 대출을 한시적으로 해줬던 경우가 있다. 지난 2008년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 재건축 아파트 1만5000여가구가 한꺼번에 입주하면서 잠실 일대와 주변이 역전세난을 겪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당시 잠실과 판교 일대에 대량 입주가 발생하면서 주변의 새아파트로 전세 임대차 수요가 발생하고, 기존에 임대차에 있었던 수요자들이 방을 빼면서 연속적으로 주변 지역까지 역전세 문제가 생겼다"며 "그때 한시적으로 집주인들에게 보증금 반환 대출을 해준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과거 역전세난과 지금의 상황이 달라 동일한 정책을 적용하긴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전세매물이 쌓이지만 전셋값을 낮추거나 반전세·월세로 전환하는 매물은 계속 소진되고 있어 시장의 자체적인 조정기간을 두고 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연이어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국토교통부는 조만간 전세사기 대책, 청년 주거지원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당장의 대책에 역전세난과 관련한 해결책이 담길 가능성은 작지만, 국토부는 현 상황을 주의깊게 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월세 비중이 변동되는 상황이 나타나 수급 불균형과 역전세난 등의 상황을 지역별, 유형별로 보고 있다"며 "기존 대책을 차질없이 진행하는 한편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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