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먼 내집마련…”서울 중산층 ‘구매가능’ 아파트 2.8%뿐”

2분기 주택구입잠재력지수, 전분기比 0.2p 상승

"부동산 가격하락 영향"…"구매력 향상 체감 부족" 의견도

 

부동산시장이 꺾이면서 몇 년간 내리막길을 걷던 주택구입잠재력이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산층이 구입할 수 있는 아파트 재고는 늘었고 내 집 마련을 위한 시간도 줄었다. 

그러나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은 여전히 쉽지 않아 보인다. 실제 중위 소득 가구가 대출받아 구입할 수 있는 서울 아파트 재고량은 3만8000여가구로, 전체의 3%도 채 안 되는 규모다. 이는 내 집 마련 가능성이 가장 컸던 7년 전 대비 17분의 1 수준이다.

30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서울의 KB주택구입잠재력지수(KB-HOI)는 2.8로 전분기(2.6)보다 0.2포인트(p) 상승했다. 지난 2019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반등한 것이다.

이 지수는 중위 소득의 가구가 예금은행 가중평균 주택담보대출금리로 집값의 70%를 빌려 20년 만기 원리금 상환 방식으로 월 소득의 33%를 대출 상환에 쓴다고 가정할 때 구입 가능한 지역 내 아파트 재고량을 나타낸다. 중산층 가구가 자신의 경제능력 하에 살 수 있는 서울의 아파트가 전체 물량의 2.8%라는 얘기다.

중산층이 구입 가능한 서울 아파트 재고량은 올해 2분기 기준 3만8649채로 직전 분기(3만6856채)보다 1793채가량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2분기(5만5319채)와 비교하면 30% 감소한 수준이다.

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짧아졌다. 올해 6월 기준 서울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은 KB국민은행 집계 기준 17.6으로 확인됐다. 3분위 가구(소득 상위 40~60%)가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7년 7개월 이상 모아야 중간 가격대의 서울 아파트를 살 수 있다는 의미로, 지난 3월(18.4)보다 줄었다.

부동산 가격하락 등이 주택구입잠재력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0.5로, 전달 대비 0.1p 하락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대출금리가 올랐음에도 주택구입잠재력이 증가했는데 주택 가격하락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면서도 “금리 상승 기조와 경기 침체 등의 문제가 여전해 (주택구입)잠재력이 지속해 상승할지는 불확실하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주택구입잠재력지수가 최고 수준이었던 지난 2015년 1분기(48.2)와 비교하면 상황은 좋지 못하다. 당시 중산층이 구입 가능한 서울 아파트 재고량은 621913채에 달했으며 PIR도 지금의 절반 수준인 8.9로 나타났다. 

일부에서는 관련 지표가 반등했지만 실제 현장에서 체감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내 집 마련 가능성은 커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내 집 마련에 나서려는 사람들이 대출 환경 등을 고려하면 구매력 증가를 별로 체감하지 못할 수 있다”며 “급매물 등이 거래되는 상황인데 실제 구매력이 향상됐는지 단정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수요자를 위한 대출 지원과 금리 인하, 매물이 쏟아지는 상황 등이 맞물려야 구매력 증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가격이 올랐던 상황의 반대가 돼야 체감이 될 듯 하다”고 덧붙였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정부의 8·16대책 발표 이후로도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에서 관망세가 짙은데 매수자 우위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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