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경복궁 '구찌 패션쇼' 할 뻔…靑화보 난리에 문화재청 취소

훼손 최소화 위해 근정전 앞마당 촬영 수락했다 철회

문화재 가치 알릴 기회 판단했으나 '보그 논란'에 부담

 

문화재청이 명품 브랜드 구찌와 경복궁에서 패션쇼를 열기로 했다가 취소했다. 최근 청와대 영빈관 등에서 촬영한 한복 패션 화보로 불거진 논란을 의식한 결정으로 보인다.

29일 문화재청 및 패션업계 등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구찌 코리아와 협업, 오는 11월1일 오후 7시30분 경복궁 근정전 일대에서 열기로 한 '구찌 코스모고니 패션쇼 인(in) 서울 경복궁' 행사에 대해 취소 결정을 내렸다.

'코스모고니'는 구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렉산드로 미켈레가 지난 5월 이탈리아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카스텔 델 몬테'(Castel del Monte·몬테 성)에서 선보인 새 컬렉션이다. '우주기원론'이란 뜻처럼 별자리에 담긴 신화 이야기 등을 모티브로 한다.

구찌 측은 경복궁이 가진 역사적 의미에 주목, 관련 행사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에는 연예인, 외교 및 주요 재계 인사, 오피니언 리더 등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요청을 받은 문화재청 역시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경복궁의 유산적 가치를 홍보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지난 22일 공개된 문화재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구찌 측은 '세계적 수준의 천문학이 연구됐던 경복궁의 역사적 가치, 그리고 천문에서 영감을 받은 패션쇼의 주제를 국내외로 널리 알리겠다'며 장소 사용을 신청했다.

이와 관련 문화재위원회는 '전문가 조언을 받아 경복궁의 역사문화유산 가치를 강화하고 역사적 사실에 대해 확실히 고증을 받을 것', '공익적인 측면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등 협업이 이뤄지도록 할 것' 등의 조건을 붙여 가결 결정을 내렸다.

구찌 측은 문화재 훼손을 막기 위해 근정전 앞마당을 중심으로 행사를 진행하되 행각(궁궐 등의 정당 앞이나 좌우에 지은 줄행랑)을 모델이 걷는 무대로 활용하려고 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보그코리아 잡지의 청와대 화보 촬영과 관련된 질의에 답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8.25/뉴스1 © News1 허경 기자


그러나 최근 보그코리아의 청와대 한복 패션 화보 촬영으로 논란이 인 후, 문화재청은 경복궁 구찌 패션쇼 행사를 취소했다.

경복궁을 세계에 알릴 좋은 기회이나 의도치 않게 논란을 빚을 수 있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기대되는 효과가 있음에도 현 상황에서는 진행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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