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직접 뵙고 협의" 習 "좋은 동반자 되자"

 

한중, 서울-베이징서 수교 30주년 기념행사…'상호 존중' 메시지 교환

尹 대통령 "시 주석 직접 뵙고 미래 발전 협의할 수 있기를 기대"

 

시진핑 "같은 배 타듯 한마음으로 좋은 이웃, 동반자 되자"

 

한국과 중국은 24일 수교 30주년을 맞아 서울과 베이징에서 동시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한중 정상은 '상호 존중' 메시지를 교환하며 발전적 미래에 대한 구상을 나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포시즌스 호텔과 베이징 조어대 17호각에서 동시에 진행된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행사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사진)이 대독한 축하 서한을 통해 "앞으로 한중 양국이 상호 존중의 정신에 기반해 새로운 협력 방향을 모색하면서 보다 성숙하고 건강한 관계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동북아 정세 등 안보 문제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긴밀한 협력'도 강조하며 중국의 '건설적 역할 발휘'를 기대하기도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미래 30년 한중관계 발전을 위해 시 주석을 직접 뵙고 협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해 한중 양자 정상회담을 '선 제의'하기도 했다.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한· 중 수교 30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축하 서한을 대독하고 있다. 2022.8.24/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대독한 축하 서한을 통해 역시 '상호 존중'을 언급했다.

시 주석은 "한중은 상호 존중, 상호 신뢰를 견지하고 서로의 핵심적 이익과 중대 관심사안에 대해 배려하고 지지하며 한중관계가 발전해 왔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국제 정세를 "100년 만의 대격변과 세계적 팬데믹이 겹쳐 전 세계가 요동치고 큰 변혁이 일어나는 관건적인 새 시기"라며 "이러한 시기에 한중 양국 및 국제사회가 같은 배를 타듯이 한마음으로 임해야 위기를 극복하고 어려움을 넘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 "한중 발전을 고도로 중시하고 윤 대통령과 함께 전략적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며 "수교 30주년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 대세를 파악하고 방해요소를 배제하며 협력에 초점을 맞춰 보다 좋은 양국의 미래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이날 같은 시간에 베이징 조어대 17호각인 방비원에서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도 양 정상의 축하 서한이 낭독됐다. 이곳은 지난 1992년 8월24일 한중수교 서명식이 진행된 곳이자, 2000년대 초반 북핵 6자회담이 진행된 장소이기도 하다.

박진 외교부 장관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24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한· 중 수교 30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2022.08.24/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한중 양국은 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행사에서는 양국 간 갈등 현안에 대해서는 '각을 세운' 언급을 하지 않고 '미래지향적' 메시지를 교환하는 데 방점을 뒀다.

박진 외교부 장관도 축사에서 "현안에 대한 솔직하고 건설적인 대화를 통해 서로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함께 노력하자"라며 '건설적 메시지'를 내는데 주력했다.

박 장관은 "중국은 우리에게 경제통상, 정치안보, 문화협력, 인적교류 등 여러 분야에 있어 매우 중요한 나라"라며 "앞으로도 외교장관 간 셔틀외교를 통해 전략적 소통을 이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다만 양국 간 '뼈 있는' 메시지도 일부 교환됐다.

박 장관은 "양 국민 간 문화협력과 인적교류를 조속히 회복해야 한다"며 "문화교류가 한중관계의 소중한 자산이 되도록 음악, 드라마, 영화, 게임 등 경쟁력 있는 문화콘텐츠 교류를 통해 젊은 미래세대 간 마음의 거리를 좁혀야 한다"라고 강조했는데, 이는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대응으로 암묵적 조치인 한한령(限韓令·한류제한령)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지적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베이징에서 한 축사에서 "디커플링(탈동조화)에 함께 반대하고 FTA 체계를 함께 지켜 산업·공급망의 완전성과 안전성, 개방성과 포용성을 함께 수호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 중심의 반도체 동맹 '칩4'(한국·미국·일본·대만)의 대중국 반도체 공급망 압박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이 언급한 '방해요소 배제'도 한미일 대 북중러의 '신냉전' 구도에서 한미 동맹을 강화하는 우리 정부에 대한 나름의 메시지라는 해석도 있다.

24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중관계 미래발전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 겸 공동보고서 제출식'에서 임채정 위원장과 박진 외교부 장관,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8.24/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이날 행사에 앞서 한중은 지난해부터 새로운 한중관계 30년의 청사진 구상을 위해 운영한 '한중관계 미래발전위원회'의 공동보고서를 양국 정부에 제출하는 행사도 가졌다.

한중 양국에서 22명의 전문가가 참여한 미래발전위는 보고서에 미래계획, 정치외교, 경제통상, 사회문화 4개 분과로 나눠 지난 1년간 구상한 한중관계 발전 방안을 담아 양국에 제안했다.

또 한덕수 국무총리와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상호 축전을 교환하기도 했다.

한 총리는 "앞으로 경제협력과 인적교류를 비롯해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 문화콘텐츠의 활발한 교류,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등 환경 분야에서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양국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성과를 풍성하게 거두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후속협상 가속화 △디지털경제동반자협정(DEPA) 등 다자간 역내 협의체서의 디지털, 경제무역 협력 심화 △항공편 증편을 통한 양국 국민 간 인적 왕래 활성화 등을 강조했다.

리 총리는 "한중은 이사 갈 수 없는 영원한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협력 동반자"라며 "수교 30주년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 상호 이해와 신뢰를 증진하고 교류와 협력을 심화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목록
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