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불안에 종부세도 ‘늑장’ 완화…부동산시장 “한숨만 나와”

"불확실성 확대로 일부 집주인 매도 문의"

매수세 없어 적체 우려도…추가 가격 하락 경고

 

“금리가 또 오를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종합부동산세 완화까지 지연돼 집주인들이 혼란스러운 상황이에요. 매물을 내놓을 수 있는지 문의하는 사람도 간혹 있어요.”(서울 송파구 소재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영끌(영혼까지 끌어 대출) 등으로 집을 마련한 사람들 사이에서 한숨이 새 나온다. 종부세 개편 지연에 이어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커져서다. 실제 일선 중개현장에선 매물을 내놓으려는 문의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그러나 매수심리가 바닥을 치면서 이들의 출구 전략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매물 적체와 급매 출회로 인한 가격 하락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24일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물건은 6만1085개로, 전주(16·59976개)보다 소폭 늘었다. 서울 강북구 소재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금리가 크게 인상되는데 종부세 완화 여부도 불확실해 실망 매물이 일부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 문의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이 같은 분위기가 확산될 경우 시장이 또한번 내려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앞서 정부는 △이사 등으로 인한 일시적 2주택·공시가격 3억원 이하 저가 지방주택·상속주택 등을 종부세 주택 수 산정에서 빼주는 특례 △1주택자 종부세 기본공제 14억원으로 상향하는 내용 등이 담긴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위 구성을 두고 여야가 대치하면서 관련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국세청이 실무준비 기간 등을 고려해 이달 20일로 제시한 법안 처리시기를 훌쩍 넘긴 것이다. 이른 시일 내 법안이 처리되지 않을 경우 상당수 납세자가 개정안의 내용이 반영되지 않은 세금 고지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서는 기준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최근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7%가 오는 25일로 예정된 8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특히 인상 응답자의 대부분인 91%가 한 번에 금리를 0.25%포인트(p)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전망했다.

직장인 김모씨(40)는 “영끌로 집을 구입했는데 대출 금리가 계속 올라가 부담이 큰 상황”이라며 “지금까지는 버티고 있는데 더 부담이 늘 경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큰데 문제는 매물을 내놔도 살 사람이 없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매수 심리냉각은 확산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전주(84.4)보다 0.7p 내린 83.7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9년 7월 8일(83.2) 이후 약 3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로 0~200 사이의 점수로 나타낸다. 기준치인 100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집을 팔 사람이 살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역대 최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 23일 기준 7월 서울 아파트 매수 신고는 613건에 불과했다. 실거래가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 남았지만 매수심리 위축 등을 고려하면 올해 2월(815건)을 하회하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영끌 등으로 집을 매입한 사람은 집값 급등기에 금리가 올라도 그만큼 주택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생각에 보유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여의찮을 수 있다”며 “실제 일부 지역에서 매물이 조금씩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리 상승·가격 고점이라는 인식에 매수는 줄고 매물이 적체될 가능성이 있다”며 “매물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급매 처분으로 가격이 하락하는 구조가 반복돼 시장 상황이 더 안 좋아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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