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방큰돌고래까지 올라와…동해안 '아열대 어종' 앞마당 됐나

최근 푸른바다거북 잡히고 대형 독성해파리 몰려들기도

"근해 수온 상승률 세계 평균의 2~3배, 아열대 서식 환경"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온도 상승으로 강원 동해안 최북단 바다에서 아열대에서 서식하는 거북종이 발견되는 등 동해바다가 아열대종의 '앞바다'가 되어가고 있다.

지난 19일 강원 동해안 최북단 고성 앞바다에서는 '푸른바다거북' 사체가 어선에 의해 인양됐다.

이날 혼획된 푸른바다거북은 약 57㎝, 너비 약 38㎝, 무게 약 10㎏의 5~7년 정도 된 어린 개체다.

푸른바다거북은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서 1급으로 분류된 멸종위기 보호종이다. 특히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멸종위기범주 중에서도 '위급종'으로 지정한 해양보호생물종이기도 하다.

주로 열대나 아열대 바다에 주로 서식하는 거북 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봄이나 여름철 제주도 연안이나 북쪽으로 올라가봐야 울산 등 동해남부해역에서나 볼 수 있었다.

이런 거북종이 '동해안 최북단' 강원 고성 앞바다에서 죽은 채로 발견된 것이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관계자는 "푸른바다거북 중에서도 이처럼 5~7년 정도 밖에 안된 어린 개체가 동해안 북부에서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며 "푸른바다거북의 개체가 증가한 것인지, 수온상승의 영향인 것인지 후속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올 피서철 동해안 해수욕장에는 독성해파리인 '노무라입깃해파리'가 대거 출몰하기도 했다.

지난 13일 삼척해수욕장에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피서객 42명이 해파리에 쏘이는 사고가 있기도 했다.

이 같은 독성해파리는 동해안의 오랜 골칫거리지만, 문제는 그 크기다.

노무라입깃해파리는 해파리 중 가장 큰 종류로 지름 1m까지 성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성상 수온이 따뜻해지면 대사 활동이 왕성해져 크기가 커지는데, 지난달 14일 강원 고성 앞바다에서 100㎡에 평균 크기 30㎝의 노무라입깃해파리 15마리가 발견되기도 했다.

지난 19일 동해안 최북단 강원 고성 앞바다에서 혼획된 푸른바다거북 사체.(속초해경 제공) 2022.8.22/뉴스1


'우영우 변호사'가 제주도에 가서 보고싶어 했던 '남방큰돌고래'도 동해안에서 발견되고 있다.

또 지난 6월 주로 열대에 서식하는 흑범고래가 발견되는 등 동해중부해역에서는 볼 수 없었던 희귀고래들이 목격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동해안 전체해역이 난류의 영향을 받아 아열대 어종의 '앞마당'이 되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윤석현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원은 "우리나라 수온 상승률이 60년 간 세계 평균의 2~3배에 해당할 정도로 빠른 변동을 보이고 있다"며 "고성 등 동해안 전체해역 역시 난류 영향이 크게 작용한지 오래됐다"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연안은 지형적 영향과 풍향, 냉수대 발생 등의 요인으로 수온이 낮을 수 있다"며 "그러나 동해안 전체 수온은 이미 푸른바다거북 등 아열대성 생물들이 진출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조성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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