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尹 대통령 '담대한 구상' 거부…"핵과 경제협력 안 바꿔"

김여정 부부장, 담화로 "어리석음의 극치"…尹 대통령 실명으로 맹비난

"서로 의식하지 말고 살자…상대해주지 않을 것"

 

북한이 윤석열 대통령의 대북 '담대한 구상'을 거부하며 "절대로 상대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19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윤 대통령이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언급한 '담대한 구상'에 대해 "실현과 동떨어진 어리석음의 극치"라고 비난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부부장은 담대한 구상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인 '비핵, 개방, 3000'의 복사판에 불과하다며 "역사의 오물통에 처박힌 대북정책을 옮겨베끼고 '담대하다'는 표현까지 붙인 것은 바보스럽다"라고 비난했다.

이어 담대한 구상에 북한의 비핵화를 상정한 경제적 보상 조치들이 명시된 것에 대해 "가정부터가 잘못됐다"라며 "우리의 국체인 핵을 경제협력과 같은 물건짝과 바꿔보겠다는 발상은 천진스럽고 어린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광복절 경축사에서 △발전·송배전 인프라 지원 △항만·공항 현대화 △농업기술 지원 △병원·의료 인프라 현대화 △국제투자·금융 지원 등 북한의 비핵화 조치 시 경제적 보상을 약속했다. 

그러나 북한은 윤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나흘만에 대남 '대적 투쟁' 기조를 재확인하는 강경한 담화로 거부 의사를 밝혔다.

김 부부장은 "남조선 당국의 '대북정책'을 평하기에 앞서 우리는 윤석열 그 인간자체가 싫다"라며 "또 무슨 요란한 구상으로 문을 두드리겠는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는 절대로 상대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우리와 일체 상대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고 한 우리의 권언을 잊어서는 안된다"라며 "제발 좀 서로 의식하지 말며 살았으면 하는 것이 간절한 소원"이라고도 언급해 남북관계 개선에 회의적인 입장을 강조했다.

이번 김 부부장의 담화는 지난달 27일 북한의 '전승절(정전협정체결일)'에 나온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대남 비난 담화 기조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김 총비서는 당시 윤 대통령의 실명을 언급하며 강한 비난을 가했는데, 이날 김 부부장도 윤 대통령을 실명으로 맹비난한 것이다.

그는 윤 대통령이 "체제대결을 고취하는데만 몰두하고 있다"라며 "입에 담기 미안하지만 개는 어미든 새끼든 짖어대기가 일쑤라더니 대통령이란 자도 다를 바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담대한 구상을 운운하고 내일은 북침 전쟁연습을 강행하는 파렴치한이 윤석열"이라며 "북남문제를 꺼내들고 집적거리지 말고 시간이 있으면 제 집안이나 돌보고 걱정하라"라고 비난했다.

이날 담화는 노동신문 5면에 배치돼 북한의 모든 주민들이 읽을 수 있게 조치됐다. 이는 북한의 현재 대남 기조인 '대적 투쟁'을 내부적으로 강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김 부부장은 지난 17일 자신들이 발사한 2발의 순항미사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 군 당국이 발사 지점과 무기체계의 제원, 미사일의 비행 경로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다면서 "제원과 비행자리길이 알려지면 남쪽이 매우 당황스럽고 겁스러울 것"이라며 "이제 저들 국민들 앞에 어떻게 변명해나갈지 기대할만한 볼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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