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이르면 17일 최종 후보자 1명 임명 제청할 듯

김진태 "추천위 이견 없어…소신 가지고 할 사람 뽑아"

윤석열 정부 초대 검찰총장 후보군이 여환섭 법무연수원장(54·사법연수원 24기), 김후곤(57·25기) 서울고검장, 이두봉 대전고검장(58·25기), 이원석 대검찰청 차장검사(53·27기) 4명으로 압축됐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는 16일 오후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에서 전체회의를 개최하고 이들 4명을 검찰총장 후보자로 한동훈 법무부장관에게 추천했다.  

추천위는 "심도 있는 논의를 거친 후 공정과 정의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수호하며, 정의와 상식에 맞게 법을 집행할 후보자 4명을 선정해 법무부장관에게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국민 천거와 검증 절차를 거쳐 추천위 심사대상에 오른 후보자는 현직에서 여환섭 법무연수원장(24기) 김후곤 서울고검장, 노정연 부산고검장, 이두봉 대전고검장, 이주형 수원고검장, 조종태 광주고검장(이상 25기), 이원석 대검찰청 차장검사(27기) 7명과 외부 인사에는 구본선 전 광주고검장(23기)과 차맹기 전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장(24기) 2명으로 총 9명이었다.

검찰 내 특수통으로 꼽히는 여 연수원장은 경북 김천 출생으로 김천고와 연세대 법대를 졸업했다. 대검찰청 중수부 1·2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검사, 일선 검찰청의 특별수사를 총괄·지휘하는 대검 반부패부 선임연구관을 거쳤다.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현대차그룹 비자금 사건, 굿모닝시티 사건, 함바비리 사건 등 굵직한 수사에 참여한 경력이 있다.

여 연수원장은 윤 대통령과 대검 중수부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지만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는 분류되지 않아 '편향인사' 비판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김 고검장은 경남 남해 출신으로 경동고와 동국대 법대를 졸업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 입법 국면에서 강하게 반대 목소리를 내온 인물로, '비윤(非尹)'으로 불리지만 검찰 후배들의 신망이 높아 조직 안정화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이 고검장은 강원 양양 출생으로 강릉고와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했다. 윤 대통령과 대검 중앙수사부에서 호흡을 맞췄고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신설된 4차장검사로 기용돼 수석차장검사인 1차장까지 지낸 최측근이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취임한 뒤에는 대검 과학수사부장으로 가까이에서 보좌했다.

이원석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광주 출신으로 중동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검찰총장 직무대리를 맡으며 사법연수원 동기인 한 장관과 검찰 인사를 논의해 왔고, 진행 중인 수사도 속도감 있게 진행하며 존재감을 드러내 유력한 총장후보로 평가받아 왔다.

두 달간 수장 공백인 검찰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와 향후 총장 임명시 '식물총장' 우려도 피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추천위원장 김진태 전 검찰총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총장직을 잘 수행할 수 있는 사람, 소신을 가지고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을 뽑으려 노력했다"며 "의견 충돌은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9명 중 추천될만한 사람들이 거의 집중적으로 됐다"며 후보자 4명에 추천위원들의 투표가 몰렸다고 전했다. 

그는 이 고검장이 서울시 간첩조작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에서 공소권 남용이 인정된 데 대해서는 "법무부장관이 4명 중 한 사람을 제청할 테니까 그 단계가 있지 않겠나"라고 부연했다.

또 전직 검사를 일부러 제외했는지 묻는 말에는 "전혀 아니다. 결과가 그렇게 나왔고, 현직이다 아니다 그런 얘기는 별로 없었다"고 덧붙였다.

추천위가 최종후보군 4명을 결정한 가운데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이르면 17일 이들 중 1명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할 예정이다. 다만 총장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는 점을 고려하면 빨라야 다음 달 중순에야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검찰총장 최장공백(채동욱 전 총장 취임까지 124일)은 피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