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5세 초등 입학이 아니라 유치원을 의무교육으로 해야"

정부 공론화로 물러섰지만 정책 철회 목소리 높아

"유아교육 이미 공교육체제 진입…유보통합 필요"

 

정부가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만 5세로 낮추는 방안을 발표했다가 반발이 거세자 공론화로 한발 물러섰지만 교육계에서는 아예 정책 자체를 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교육부는 "마치 확정적으로 2025년부터 시작하는 것처럼 알려지게 된 건 (교육부의) 불찰"이라며 "어떤 형태로든 파급효과가 큰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과 제안을 적극 고려해 사회적 합의나 공감대를 전제로 추진할 것임을 말씀드린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만5세 초등취학 저지를 위한 범국민연대(범국민연대)'와 더불어민주당은 4일 '윤석열 정부의 만5세 초등학교 입학 추진 철회를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는 정책 철회 요구 기자회견 이후 진행됐다.

토론회에 참석한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유아의 발달단계 문제 △초등 입학 시 5세가 겪게 될 학업적·정서적 문제 △조기교육·사교육의 부작용 △학제개편 과도기 교원수급·과밀학급 문제 △돌봄 등 여건의 문제 △정책 추진 절차의 정당성 문제 등을 들며 정부 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발제자로 나선 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미래교육연구팀장은 '아이들을 조기에 공교육 체제에 들여 출발선상에서의 교육격차를 없애겠다'는 정부 논리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박 팀장은 "만5세의 93.3%가 유아교육기관에 다니고 있고 이미 유치원은 교육기본법, 유아교육법상 '학교'이라는 점으로 볼 때 3~5세는 공교육 체계로 진입해있는 셈"이라며 "유아교육법상 만3~5세 교육을 완전 무상으로 실시하고 4~5세를 의무교육으로 한다면 국가책임 유아교육을 해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팀장은 취학연령 하향 논란에 대한 해법으로 정부의 학제개편안 철회와 더불어 만5세 유아학교 체제의 의무교육실현, 유보통합을 제안했다. 

박 팀장은 "정부가 공언한 바와 같이 영유아의 질 높은 교육과 돌봄을 추구하고 학부모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정책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면 유아학교 시스템 내에서 만5세부터 단계적으로 의무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며 "국가교육위원회에서 관련 내용을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봤다. 

이어 토론자로 참여한 권정윤 한국4년제유아교사양성대학교수협의회장은 학교 부적응에 대한 우려를 내보이며 "만5세는 아직 유아기를 충분히 즐기고 뛰어놀아야 한다. 아이들을 조기 취학시킨다면 학교 부적응 아이들을 더 많이 양산할 가능성이 있고 이는 우리 사회가 감당해야 할 몫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학제개편 과도기 양산될 과밀학급 문제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정 대표는 "현재도 수도권 지역의 경우 한 반에 30명 가까이 되는 초등학교도 있다고 한다"며 "여기에 만5세가 더해진다고 상상해봤나. 과연 한 교사가 이 아이들을 얼마나 책임져줄 수 있을 것인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문제제기도 나왔다. 정책 당사자인 학부모·교사는 물론 유·초등 교육 소관 기관인 시·도교육청과도 사전논의 없이 업무보고가 이뤄졌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고효선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이런 중대한 교육정책을 유·초등 교육을 소관하고 실질적으로 추진하는 시·도교육감과 전혀 협의없이 내놨다는 것은 시도교육청 입장에서는 매우 당혹스러운 일"이라며 "서울시교육청은 국민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본질적인 고민을 통해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홍재 교육부 학교혁신정책관은 "(업무보고가) 당초 확정된 정책을 발표하는 자리는 아니었다는 말씀을 분명하게 드린다"며 "사회적 논의를 제안하고 절차적으로 시·도교육청, 학부모, 관련단체 의견을 수렴하고 국가교육위원회 통해 논의를 시작하려고 했던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마치 확정적으로 2025년부터 시작하는 것처럼 알려지게 된 건 저희(교육부)의 불찰"이라며 "어떤 형태로든 파급효과가 큰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과 제안을 적극 고려해 사회적 합의나 공감대를 전제로 추진할 것임을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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