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대놓고 정치 개입하고 있어…사당화 우려 납득 안돼"

친문 겨냥 "공천 걱정말고 일하라…지선 직접 참여 도움된다 판단"

더불어민주당 차기 지도부를 뽑는 8·28 전당대회에 출마한 이재명 후보는 3일 자신을 향한 검경의 수사와 이에 따른 당내 '사법리스크' 공세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고 서글프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출마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민의힘의 고발에 따라서 수사하는 것을 사법리스크라고 표현하는 것 자체가 매우 유감스럽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과 검경이 쓰는 공격적 언어를 우리 안에서 쓰는 거 자체가 참으로 안타깝다"며 "'당신이 수사받고 있으니까 리스크다'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떤 점을 잘못했기 때문에 문제다'라고 지적하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당신이 고발당했더라' '당신이 국가기관으로부터 수사받더라'라는 사실만 문제 삼는 것은 너무 가혹하지 않느냐"며 "여러 가지 수사들을 정말 먼지 털듯이 십수년간 계속 받고 있는데 팩트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잘못한 것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면 되지 '잘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징후가 보일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이날 윤석열 정권에서 이뤄지고 있는 자신을 향한 여러 수사에 대해 '국기문란'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정치 경제 선진국 중 범죄를 찾아 처벌하는, 그야말로 그 사회의 가장 초보적 질서유지를 담당하는 기소수사권을 가진 검경이 그 권한을 가지고 정치에 개입하고 영향을 주고 특정 정치세력의 정치적 이익에 복무하는 나라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은 가장 심각한 국기문란으로 법 적용은 공평해야 한다"며 "법 앞의 평등이 가장 중요한 영역"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전당대회에 맞춰서 8월 중순까지 수사를 끝내겠다'는 보도를 봤는데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며 "대놓고 정치 개입을 하겠다는 것인데 수사에도 균형과 형평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당대회에 출마한 다른 후보들이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이재명 사당화'가 될 것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이 후보는 "사당화 우려라는 말을 왜 하는지 도저히 납득이 안된다"며 "단언적으로 말하건대 민주당은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공당"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은 공천과 관련해서는 당원 50% 국민 50%라는 경선을 거치는 명확한 시스템 가지고 있다"며 "실력과 실적을 가지고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라면 이 확고한 시스템에 의해서 당원과 국민의 판단 및 선택을 받을 권리가 보장된다. 사당화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기존의 당내 주류였던 친문(친문재인) 세력을 간접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자신이 지금까지 그랬으니까, 우리도 그랬으니까 이재명도 그러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길 바란다"며 "본인들 공천 걱정하지 말고 당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 국민과 당원들이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으면서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배경도 설명했다. 계양을 출마와 관련해서는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이 후보가 '셀프공천'을 했다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후보는 이에 "공천에 전혀 관여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상징적으로 지방선거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직접 참여가 오히려 지방선거 전반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최종 판단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제도 개편과 관련해서는 개선이 필요하고 위성정당 금지 등이 필요하다고 했으며, 개헌에 대해서는 필요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많은 분들이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헌법으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고 저도 그런 생각에 동의한다"면서도 "국민들이 어려운 민생과 경제위기 속에서 그것에 국력을 집중하는 것이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있고 지금 당장 급한 것 경제위기 극복"이라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된 '의원 욕하는 당원 플랫폼'에 대해서는 "민심과 여의도 마음이 불일치한다는 것을 최근에 실감한다"며 "결국은 당원과 당의 소통이 부재하기 때문"이라고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그는 "감정적인 대응 표현과 억압적 형태, 폭력적 표현, 문자폭탄이라고 불리는 방식의 의견 개진은 바람직하지 않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약 40분간의 기자회견에서 언급과 표현에 매우 조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저학력 등 일부 언급을 둘러싼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실제로 그는 "오늘 제가 표현을 매우 조심하고 있다"며 "여러분의 지적도 일리가 있고, 강연 중에 재밌으라고 했던 것이 과장된 표현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어 앞으로는 좀 더 신중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