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애틀랜타 총격에 韓 분노…BTS·기생충 인정받지만 폭력 표적도"

[애틀랜타 참사]"문화 인정받음 뭐하나"

 

지난주 발생한 애틀랜타 총격 사건에 한국인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아무리 이민자들이 미국에 동화하려고 애쓰고 미국내에서 한국의 문화적인 지위가 높아졌어도 범죄의 표적일 뿐이라고 이들은 분개했다. 

◇ "꿈꾸던 나라였는데…나도 살인 표적 될 수 있어" : WSJ는 "조지아에서의 총격 사건이 수십 년 동안 미국과 깊고 지속적인 관계를 맺어온 한국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지난 16일 한 백인 남성이 애틀랜타와 그 근교 체로키 카운티 마사지숍과 스파에서 총기를 난사해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이 사망했다. 용의자는 범행 동기가 성중독이라고 말했지만 미국내 아시아 커뮤니티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아시아인에 대한 증오가 높아지고 있었고 이번 사건이 그 연장선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55세의 한 남성은 딸이 미국에서 공부하고 싶어하지만 "이번 일이 딸에게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32세의 한 여성은 자신이 오랫동안 미국을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나라로 이상화했지만 이번 피해자 명단을 보고는 자신이 미국에서 살인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미국내에는 약 180만 명의 한국계 미국인들이 살고 있다. 퓨 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한국인들이 가장 많은 곳은 로스앤젤레스, 뉴욕, 워싱턴 DC 등이며 애틀랜타는 7위다.

영화 '미나리' 스틸컷.© 뉴스1


◇ "문화적 성취 감탄하면서 폭력 표적 삼아" : WSJ는 이번 사건이 최근 한국인들과 미국내 한인들이 미국내에서 문화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와중에 일어나 충격이 더 크다고 전했다.  

WSJ는 1년 전 한국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 등의 수상, 한국 팝 밴드인 방탄소년단(BTS)의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와 최근 그래미 시상식에서의 공연, 영화 '미나리'가 다수의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것 등을 한국인들의 성취로 꼽았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한 한인단체의 대표는 "정말 이상한 종류의 이분법"이라며 "한편으론 한국인들의 대중문화 성취를 축하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폭력의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10대 때 미국에 2년간 살았던 한 여성은 최근 미국에서 고군분투하는 한인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미나리를 보았는데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영원히 외국인이고 영원히 미국인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존재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 여성은 "아시아인들은 미국 사회에 동화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 이상을 이뤘다"면서도 "하지만 총격 사건은 우리가 얼마나 쉽게 차별받는지 보여준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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