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한미훈련, '국가 총력전'급으로 시행… 통합적 훈련 복원"

2019년 폐지된 UFG, UFS로 부활… 軍 "동맹 전통 계승"
'확장억제 협의체' 9월 재가동 이어 운용연습 실시 예정
 
한미 군 당국이 내달 중순 시작되는 올 후반기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국가 총력전 개념의 전구(戰區)급 연합연습"으로 시행하기로 했다고 31일 국방부가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종섭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지난 29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소재 미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통해 "올 후반기 한미 연합연습을 우리 정부연습인 '을지연습'과 통합·확대 실시하는 데 합의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을지연습'은 지난 1968년 '1·21사태'(북한 무장공비의 청와대 기습사건)를 계기로 도입된 정부 차원의 군사 지원훈련이다.

한미 군 당국은 이보다 앞선 1954년부터 주한유엔군사령부 주관의 군사연습 '포커스렌즈'(FL)를 실시해왔고, 1976년부턴 FL과 을지연습을 통합한 '을지포커스렌즈'(UFL)를 진행, 2008년부턴 '을지프리덤가디언'(UFG)으로 그 명칭을 바꿨다.

그러나 한미 양측은 2018년 남북·북미정상회담이 잇달아 열린 뒤에선 '북한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한다'는 취지에서 UFG를 폐지했다.

그 때문에 2019년 이후 우리 군과 정부의 전시 대응훈련은 기존 을지연습과 한국군 단독의 '태극연습'을 연계한 '을지태극연습', 그리고 매년 전·후반기 2차례에 걸쳐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실시된 '한미 연합지휘소훈련'(CCPT)로 나뉘어 진행됐다. 그러나 이마저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때문에 대폭 축소됐던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그간 축소 실시돼왔던 한미훈련의 정상화·복원에 나서 올 후반기 훈련을 을지연습과 한미 간 CCPT를 연계한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로 실시하기로 했다. 사실상 'UFG 부활'을 결정한 것이다.

게다가 이번 UFS 기간엔 한미 양국 군이 참여하는 다수의 야외 실기동훈련(FTX)도 병행 실시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한미동맹의 전통을 계승하자는 취지"라며 "과거 국방부를 포함해 여러 부처가 함께했던 한미 연합연습(UFG)처럼 국가적 차원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통합적 훈련을 복원한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 국방장관회담. (국방부 제공) 2022.7.3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한미 양국 군은 또 올해까진 연합 FTX를 대대급 위주로 실시한 뒤 내년부턴 연대급 이상으로 그 대상과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한미 양측은 2019년 이후론 연합훈련 축소 방침에 따라 연대급 이상 FTX를 독자적으로 수행해왔다.

국방부 관계자는 연합 FTX 확대는 "한미의 정책·전략적 수준 공조와 함께 전술적 제대에서도 전술 교리 공유 등 상호 운용성을 증가시켜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한미 당국의 이 같은 결정은 북한 비핵화를 위한 북미 간 협상이 2019년 이후 중단된 상황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기술 고도화를 계속 추구해온 것과도 무관치 않다.

북한은 올 들어 이달 11일까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각종 미사일 발사와 방사포(다연장로켓포) 사격 등 무력시위를 최소 21차례 벌였다. 이는 역대 같은 기간 최다 도발횟수다.

게다가 북한은 현재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소재 핵실험장에서 제7차 핵실험에 필요한 준비도 모두 마쳤다는 게 한미 당국의 판단이다.

이와 관련 한미 양측은 이번 국방장관회담에서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9월 중 가동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EDSCG는 한미 외교·국방당국의 차관급 인사들이 미국의 '핵우산'으로 대표되는 대북 확장억제 전략과 그 구체적인 운용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2016년 12월 만든 협의체다.

그러나 EDSCG 역시 2018년 1월 2차 회의를 끝으로 열리지 않았다. 이 또한 당시 북한과의 '대화 무드'를 염두에 둔 조치로 해석됐었다.

이와 함께 한미 국방장관들은 EDSCG 재가동 이후 연내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TTX)도 진행하기로 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29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청사 앞에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 News1 강민경 기자


TTX란 북한의 핵·대량살상무기(WMD)·미사일 등 위협에 따른 한미 양국의 억제·대응 연습이다. 여기엔 미국의 핵우산 제공과 유사시 대북 선제타격 등에 대한 내용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미 국방부는 작년 9월 서울에서 열린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 기간에도  한미억제전략위원회(DSC)의 일환으로 TTX를 진행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TTX는 북한이 핵을 사용했을 때 한미가 순차적으로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군사연습"이라며 "확장억제 실효성 제고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장관과 오스틴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일 안보협력의 필요성에도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리 군 당국은 한미일 군사훈련의 경우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진해간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국방부 관계자는 "탐색·구조훈련(SAREX), 재난·재해 인명구조,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도 포괄적 안보분야에 속한다"며 "이런 분야는 (한미일 간 협력에) 전폭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오스틴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경북 성주 소재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기지와 관련해 '지상 접근권 보장'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재차 밝혔다고 한다. 그러나 사드 추가 배치 문제는 이번 회담에서 다뤄지지 않았다고 국방부 관계자가 전했다.

성주 사드 기지 주변에선 2017년 배치 때부터 운용을 반대하는 일부 단체와 지역 주민들의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군 측은 기지 내 물자 보급 등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 대해 "시종일관 우호적"인 분위기였다며 "우리 정부의 한미동맹 강화 기조에 대한 미국 측의 호응을 체감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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