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국민 정서' 첫 언급…20일 동안 달라진 화법

4일 "(지지율) 별로 의미 없다"→22일 "국민 정서 신중히 감안"

대통령실 관계자 "주변 걱정 인지하고 있어, 점점 변하지 않겠나"

 

최근 몇 주간 지지율 하락세를 겪은 윤석열 대통령의 화법이 크게 달라졌다.

윤 대통령은 전날(22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 관련 질문에 "현재 국민 정서까지 신중하게 감안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도어스테핑) 등에서 '국민 정서'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났을 때만 해도 윤 대통령은 데드크로스(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지름) 관련 질문에 "(데드크로스는)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난 몇 주간 지지율 하락세를 겪으면서 국민 여론에 민감해진 것으로 보인다.

23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지지율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윤 대통령의 메시지도 크게 변했다.

윤 대통령은 도어스테핑을 잠정 중단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감정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았고, 주먹을 쥐어 들어 올리는 등의 손동작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도어스테핑을 재개한 이후에는 민감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거나 다른 질문을 유도하는 등 도어스테핑 중단 전과는 달리 유연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1일 도어스테핑 때 '질문은 2개씩만 받으실 계획인가'라는 질문에는 대답 대신에 "다른 질문 없으세요"라고 되물었고, 20일 도어스테핑 때는 대우조선해양 파업과 관련, 공권력 투입을 고심하느냐는 질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더 답변 안 하겠다"고 했다.

8·15 특별사면에 대한 질문에도 "그런 것에 대해서 일절 언급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답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20일 CBS라디오 '한판승부' 인터뷰에서 "불필요한 언급을 자제하는 것 같다"며 "약간 안정감이 든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이 메시지를 통해 지지율 관리에 나서면서 하락세를 보이던 윤 대통령의 지지율에도 변화 조짐을 보인다.

여론조사 전문회사인 한국갤럽이 22일 내놓은 7월 셋째 주 여론조사 결과(지난 19~21일 전국 성인 1000명 대상) 윤 대통령 국정 수행 긍정 평가 하락세가 6주 만에 멈췄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32%,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60%인 것으로 집계됐는데 긍정 평가는 지난주와 같았다.

전날 알앤써치가 내놓은 여론조사(뉴스핌 의뢰, 지난 16~18일 전국 성인 1025명 대상)에서도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지난주에 비해 3.1%p 상승했고, 부정 평가는 2.4%p 하락했다.

지지율 하락세가 멈추거나 반등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윤 대통령의 화법이 앞으로 진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2일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메시지에 대해) 주변에서 걱정하는 말을 하는데 대통령도 인지하고 있다"며 "(도어스테핑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익숙하지 않은 부분도 있겠지만 점점 변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