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조사로 '과학방역'…'미확진' 숨은 감염자 찾아 타깃 관리

17개 시도 1만명 대상 선정 중…9월초 항체양성률 발표

"연령, 지역, 직업별 대응 세분화 가능…진행 서둘러야"

 

윤석열 정부 '과학방역'을 구현할 전국 단위 항체조사가 오는 9월 초 1만명에 대한 결과를 발표한다는 계획 하에 진행되고 있다. 항체조사를 하게 되면 국민들 사이에서 항체가 얼마나 형성됐고, '숨은 감염자'는 얼마나 있는지 파악 가능해 체계적인 정책 수립이 가능해진다.

질병관리청은 21일 전국 단위 항체조사를 위해 인구통계학적 대표 표본을 선정 중이며 조사 결과는 9월 초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17개 시·도 주민 1만명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으로 생성된 항체를 검사하고, 기확진력, 예방접종력, 기저질환력 등을 설문조사해 지역사회의 정확한 자연감염자와 미진단 감염자 규모를 확인할 예정이다.

윤석열 정부는 인수위원회 시절인 지난 3월 말부터 전국민 대상 항체양성률을 조사하겠다고 해왔다. 올해 분기별 1만명씩 3만명을 목표로 하겠다고 했던 것이라 이때의 계획대로라면 사실상 첫 1만명은 이미 끝났어야 하는 조사다.  

연구를 주관하게 된 한국역학회에 따르면 7월 네 번째 주 주말부터 선정된 대상자에게 설명서 및 안내문을 발송하고, 이후 조사원이 참여에 동의한 가구를 방문해서 간단한 설문조사와 채혈 일정을 잡게 된다.

선정된 19세 이상 성인의 경우 보건소에서, 5세부터 18세까지 소아·청소년의 경우는 지정된 각 시군구마다 지정된 협력의료기관에서 8월 첫째 주부터 채혈에 참여한다. 이후 검체는 전문 검사기관으로 이송돼 항체검사를 실시하고 9월 초쯤 항체 양성률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항체 검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인 ‘SARS-CoV-2’에 대한 항체(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물질)가 몸 안에 있는지 확인하는 검사다. 항체양성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S(spike) 항원, N(nucleoprotein) 항원에 결합하는 항체를 보유한 비율을 말한다. S항원은 자연감염과 백신접종 항체 모두와 결합하고, N항원은 자연감염으로 생긴 항체와 결합한다.

조사를 이끌 김동현 한림대 의대 교수는 "N항원에 대한 양성을 보이는 사람 중에는 기확진자가 있고, 미확진 감염자도 있다. 지금 확진자 통계에는 잡히지 않는 미확진 감염자들 즉 '숨은 감염자'를 통해 감염 확산이 이뤄지고 있다. 이번 조사로 미확진자 집단의 역학적 특성을 파악하면 향후에 방역대책을 선제적으로 수립하고, 또 백신 접종 타깃을 결정하는 등에 중요한 정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항체 조사의 경우 설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지역별, 연령별, 직업별 조사를 어떻게 할지 잘 디자인해야 결과가 유의미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떤 시기, 어느 지역에서 누적발생률과 비교해 N항체양성자가 많다면 숨은 감염자가 많았다는 의미가 된다.

또 119 구급대원처럼 특정 직업의 항체양성률이 높았다면 이들이 높은 감염 위험에 노출되는 직업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119대원인데 N항원에 양성을 보이는 이들이 많고, 이들 중 미확진자가 많았다면 노약자나 병자를 이송하는 경우가 많기에 다른 직업군에 비해 좀더 관리가 필요해진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명예교수는 "항체조사를 하면 연령별, 지역별, 직업별로 세분화한 방역 대응이 가능해진다. 이전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참고할 만한 데이터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들은 대규모로 해왔는데 우리는 2년반 동안 너무 소규모로 항체검사를 해서 해도 의미가 없었다"며 "1만명 수준도 너무 적다. 새로 채혈하지 않고 건강검진 등으로 확보된 잔여 혈청 등을 본인 허락하에 이용해도 된다. 게다가 진행이 너무 느린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항체 관련해 더 연구해야 할 것이 많다고 말하고 있다. 항체가가 얼마일 때부터 보호 효과를 갖는 것인지, 항체가가 높을수록 무조건 좋은 것인지, 재감염을 막을 수 있는 수준의 항체가가 얼마인지 등도 정부와 학계가 밝혀나가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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