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병사와 인사·대화는 금지"… '달라진' 판문점 JSA

"코로나19 유행 이후 두문불출… 창문으로 내다보기만"

우리 측 일반견학 재개… 하루 최대 40명씩 주 4회 실시

 

"판문점에서 북측 병사들과 인사하거나 대화하는 건 규정상 금지된 행위입니다."

19일 오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취재진을 안내하던 관계자의 답변이다.

지난 2018년 9월 평양에서 열린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간 3차 정상회담을 게기로 이른바 '9·19군사합의'가 이뤄졌을 때만 해도 판문점에서도 '화해 무드'가 조성되는 듯 했다.

당시 남북한은 JSA 내 지뢰를 제거했고, 경비초소 9곳을 폐쇄했다. 또 판문점 내 남북한 경비병은 모두 비무장으로, 헬멧은 전투모로 바뀌었다. 특히 2019년 5월 취재진이 판문점을 방문했을 땐 안내 요원들이 "요즘엔 북측 병사들과 인사도 하고 얼굴도 알아보고 간단한 대화도 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김 총비서와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 간 2차 정상회담이 결렬된 데 따른 여파로 차츰 경색 국면에 접어들었던 남북관계는 2020년 6월 북한이 일방적으로 개성 소재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폭파한 뒤론 모든 대화가 중단된 채 '꽁꽁' 얼어붙고 말았다.

19일 판문점이 내외신 기자들로 붐비고 있다. 2022.7.19/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판문점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강타한 2020년 3월쯤부터 북한군 병사들이 북측 판문각 밖으로 나오는 일이 드물어졌다고 한다.

판문각은 군사분계선(MDL)을 기준으로 우리 측 자유의집을 마주보고 있는 북측 시설로서 북한 적십자사의 연락업무 등도 이곳에서 이뤄진다. 북한 병사나 북한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판문점 남측 지역을 바라보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취재진이 판문점을 찾은 이날도 북한군 병사들은 판문각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우리 취재진이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북측을 바라보며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기 시작했을 때, 북한 병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판문각 창문 쪽으로 다가와 카메라로 추정되는 물건을 들고 우리 취재진을 관측하는 모습이 목격됐을 뿐이다.

주한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의 국제정치군사담당 그리프 호프만 중령은 "북한 정권의 코로나19 유입 우려크기 때문인지 북한군 병사들이 판문각 밖으로 일체 안 나오고 있다"며 "나도 판문점 발코니에 나와 있는 것만 봤다"고 전했다.

19일 판문점에서 주한미군과 한국군이 근무를 서고 있다. 2022.7.19/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코로나19 유행 이후 '두문불출'해온 북한군 병사들은 판문점 인근에 볼 일이 있을 때에만 방호복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낸다고 한다. 이 때문에 판문점 북측 지역엔 잡초가 많이 자라 있었다.

MDL 위에 세워진 가건물 7개동 가운데 중앙부에 위치한 하늘색 3개 동은 서쪽에서 동쪽 방향 순으로 각각 T1, T2, T3로 불린다. T는 '임시(Temporary) 건물'을 뜻한다. 그러나 이들 건물이 설치된 지도 벌써 70년이 다 돼간다. 판문점 JSA는 1953년 설정됐다.

자유의집과 판문각 정중앙에 위치한 T2~T3 사잇길은 2018년엔 남북정상, 그리고 2019년엔 남북미 정상이 만난 곳이다.

또 T1~T2 사잇길은 2019년 11월 탈북어민 2명을 강제 북송했던 통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판문점 도보다리 앞에서 군 장병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2022.7.19/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지난 1월18일부터 중단됐던 우리 측의 판문점 일반견학은 이달 12일 재개됐다. 일반견학은 매일 1차례 최대 40명을 대상으로 주 4회 진행된다.

일반견학에 참여하면 우리 측 자유의집과 T2(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등을 방문할 수 있다. 특히 T2 안에선 MDL를 넘어 북측 땅을 밟아볼 수도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 총비서가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함께한 기념식수를 비롯해 북측의 판문각, 통일각, 72시간 다리 등도 일반견학 코스에 포함된다.

단,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화제가 됐던 '도보 다리'의 경우 현재 보수공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직접 밟아볼 순 없고, 다리 밖에서만 구경하는 게 가능하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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