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대목에 피눈물"…치솟는 원재료비에 삼계탕집 '고사직전'

"치솟는 원재료값에 인력 부족난까지…대목에 물량 줄여"

정부 '민생·물가 안정'이 최우선 과제…대응 강화

 

삼계탕 가게 대목인 '초복'을 앞두고도 삼계탕 가게 사장님들의 표정이 어둡다. 생닭·인삼·대추 등 재료비에 인건비까지 올라 원재료비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내려진 중국 봉쇄령으로 종업원 구하기도 '하늘의 별 따기'다. 예전 같지 않은 복날 분위기에 삼계탕 가게 사장님들의 얼굴에 그늘은 짙어간다.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서 삼계탕집을 운영하는 A씨는 엔데믹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가게 상황은 어렵다고 호소했다. 그는 "생닭부터 삼계탕에 들어가는 모든 식재료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며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원재료값이 부담되지만 쉽사리 가격을 인상할 수도 없다. A씨는 "고물가 시대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가격이 안 오른 곳이 없는데 우리 가게마저 가격을 올리면 손님들한테 더 부담을 주는 것 같아 이 마저도 쉽지 않다"며 "올해 초부터 가격이 올랐지만 가게가 좀 더 부담을 감수하고 성수기가 끝난 9월부터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사료값이 오르면서 생닭 가격이 비싸졌다. 지난해 7월14일 기준 ㎏당 1800원이었던 닭 가격은 올해 7월14일 기준 2298원까지 오른 상태다.

엎친 데 덮친 격 몰려드는 손님을 응대할 종업원도 부족하다. 구인사무소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인들이 봉쇄령으로 국내에 들어오지 못해서다. A씨는 "구인사무소를 통해 중국 분들을 종업원으로 자주 채용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중국인들이 한국에서 일 하다 비자가 만기되면 돌아가 비자를 받아와 다시 일하곤 했다"며 "그러나 봉쇄령으로 다시 돌아오지 못하자 구인사무소에서 일 할 사람을 보내줄 수 없다고 하더라"라고 토로했다. 대목에 판매량을 늘려야 하지만 손이 부족해 오히려 판매량을 줄이는 상황이라고 A씨는 말했다.

인근 지역 다른 삼계탕 가게도 가격 인상 압박을 토로했다. 이날 서울 용산구에서 여름 시즌 상품으로 삼계탕을 판매하는 B씨는 "전년 대비 원재료 가격이 올라 작년보다 2000원 더 올린 가격에 올해 삼계탕 메뉴를 내놓았다"며 "가격 인상 없이는 더이상 버틸 수 없는 지경"이라고 전했다.

소비자도 치솟는 물가를 실감하는 분위기다. 30대 직장인 이씨는 "복날에 몸보신을 하기 위해 보양 음식을 찾아보면 작년보다 가격이 오른 곳들이 많아 깜짝 놀란다"면서 "직장에 다니고 있어 외식 소비가 많았는데 되도록 도시락이나 집에서 끼니를 간단하게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물가 부담에 정부는 물가 안정을 우선적으로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11일 대통령실 7대 주요 과제 업무보고를 진행하면서 "국제유가·원자재가격 상승 등 해외발 요인 등으로 높은 수준의 물가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앞으로 민생·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경기·리스크 관리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민생·물가 안정'이 최우선 과제로, 대응을 전방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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