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윤' 등장하나…尹 정권 출범 일등공신 '친이계' 분화 조짐

차기 당권 두고 '윤핵관' 권성동·장제원 직무대행·조기전대 이견 조짐

장제원+김기현 PK연합…권성동+오세훈 강원·수도권 이합집산 움직임

 

윤석열정부 탄생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친이(친이명박계)가 내후년 총선 공천권을 거머쥘 수 있는 차기 당권 경쟁을 앞두고 분화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선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떠올랐지만, 최근 이준석 당대표 직무정지 후속대책을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세력이 분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결국 이같은 분화의 승패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에 달린 만큼, '진짜윤심'(윤심)을 잡기 위한 권력 투쟁이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다.지난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정부 당시 친박세력이 분화하면서 진짜 친박 또는 진실한 친박이란 의미를 가진 '진박'세력이 등장한 바 있는데, 이런 움직임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14일 여권에 따르면 친이계 분화의 양대축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으로 불리는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이다. 권 원내대표는 김기현 의원, 안철수 의원 등과 당내 유력 당권 주자로 꼽힌다. 

장 의원은 윤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차기 대권주자인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함께 당권 경쟁의 주요 변수로 관측된다. 

이들은 모두 친윤계로 MB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근무했거나 국회에서 주요 역할을 맡았다. 보수정당 위기에 따른 정치적 어려움도 겪었지만, 윤 대통령이 정권교체에 성공하면서 정치적 영향력을 회복했다. 

다만 친윤 내에서 핵심으로 꼽히는 권 원내대표와 장 의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 2달 만에 이준석 대표의 '직무 정지' 후속 대책에 대한 이견으로 분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장 의원은 권한대행 체제와 함께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이 대표 체제를 완전히 종식시키는 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권 원내대표는 자신의 직무대행 체제를 선언하고 당을 이끌고 있다. 직무대행은 이 대표가 징계 기간을 마친 후 복귀가 가능한 체제로, 장 의원 측에서 이에 대한 반감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윤한홍, 이철규 의원은 지난 10일 권 원내대표와 함께 윤 대통령과의 오찬에 참석하며 권 원내대표를 지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장 의원은 박형준 부산시장과 선약을 이유로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는데, 직무대행 체제에 대한 불만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권 원내대표는 전날 이와 관련해 "장 의원과 나의 관계에 대해 지나치게 추측이 난무하는 것 같다. 잘 지내고 있다"며 장 의원과의 불화설을 일축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이견은 차기 당권 경쟁과 맞물려 있다는 평가다. 임기가 내년 4월까지인 권 원내대표는 조기 전당대회가 치러질 경우 당권 도전 가능성이 불가능했으나, 직무대행 체제를 통해 시간을 벌게 됐다. 여기에 당내 원톱으로서 인지도와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까지 얻게 됐다.

장 의원은 총선 공천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당 사무총장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직무대행 체제가 시작되면서 자신의 계획이 다소 어그러진 모습이다. 윤핵관인 권 원내대표와 장 의원이 당권과 사무총장을 모두 갖게 될 경우 '권력 독점' 여론이 불 수 있어 '권성동 체제'에서 사무총장을 맡는 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장 의원의 최근 행보는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장 의원은 최근 안철수 의원과 접점을 늘리고 있는데, 당내 지지기반이 약한 안 의원의 당권 도전을 지원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과 안 의원이 '단일화'를 이룰 때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장 의원과 김기현 의원 간 연대설도 거론된다. 김 의원은 계파색이 옅지만, 당시 원내지도부 일원으로 활동해 범친이계로 분류된다. 직전 원내대표 출신으로 당내 의원들의 평가가 좋아 당장 전당대회를 치렀을 경우 당선 가능성이 높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지낸 안 의원과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장 의원과도 이해관계가 맞물린 만큼 언제든 두 사람의 연합전선이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장 의원과 관계가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과 장 의원 간 연합은 PK(부산+울산)연합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김 의원은 울산, 장 의원은 부산을 각각 지역구로 두고 있다. 이들 지역은 여당의 대표적 텃밭으로 두 사람이 연합할 경우 당내 영향력이 상당할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대항해 최근 권 원내대표가 오세훈 서울시장과 접점을 늘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강원도를 기반으로 한 권 원내대표가 수도권을 기반으로 한 오 시장과 힘을 합쳐 PK연합에 대항한다는 분석이다.

차기 대권을 노리는 오 시장 입장에서도 PK연합보다는 자신이 중심이 된 차기 당 지도부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아 '강원도+수도권' 연대설은 실현 가능한 조합이라는 게 당내 평가다.

보수의 본류로 꼽히는 TK는 당권경쟁의 변수로 꼽힌다. 대구에서 5선을 한 주호영 의원 역시 당권주자로 분류되는데 그의 선택에 따라 경쟁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차기 대권주자인 홍준표 대구시장의 선택 역시도 변수 중 하나로 꼽힌다. 홍 의원이 차기 대권 준비를 대비해 오 시장이 버티는 수도권을 견제할 경우 영남권 연합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자유한국당 시절, 홍 시장은 당 대표를, 장 의원은 수석대변인을 맡은 인연도 있다. 

지난 대선에서 장 의원이 윤 대통령을 지원하며 관계가 다소 소원해졌다는 평가도 있지만, 홍 시장의 최측근 인사인 김대식 전 여의도연구원장을 필두로 두 사람의 관계가 여전히 두텁다는 관측도 있다. 김 전 원장은 장 의원 집안이 재단을 맡고 있는 경남정보대 총장을 맡고 있다.

결국 이합집산 과정에서 최종 승패를 결정지을 핵심적 요인은 윤심(尹心)이다. 다만 윤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당무와 선을 긋고 있다. 앞선 권 원내대표와의 오찬에서도 이 대표 징계와 관련해 원론적인 입장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권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조기 전당대회 주장을 잠재우고 빠르게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이를 두고 당 내에서는 권 원내대표 행보가 곧 윤심이라는 반응과, 윤심을 오판했다는 해석이 동시에 나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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