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서기에 날아든 '예비군 통지서' "현역 때도 안했다…여름 휴가는?"

폭염에 마스크까지 쓰고 훈련 '곡소리'…"취소 위약금 청구되나요"

 

"여름휴가까지 미뤘는데, 폭염에 마스크까지 죽겠어요."

불볕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진행되는 예비군 훈련에 20대 청년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현역 시절에도 혹서기 때는 훈련을 미루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호소한다. 

특히 훈련소집일에 임박해 고지되는 것도 문제다. 2~3개월 전에 여름 휴가 계획을 잡고 예약까지 끝낸 이들이 예비군 훈련 때문에 위약금을 물어가며 취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역대급 이른 '폭염'…훈련 나선 예비군들 '곡소리' 

13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2일부터 '2022년도 예비군 소집 훈련'이 재개됐다. 훈련을 받아야 하는 전 예비군을 대상으로 소집훈련 1일과 원격교육 1일을 혼합해 진행되고 있다. 

훈련기간은 6월2일부터 12월 초순으로 소집부대(동원지정자인 경우) 또는 지역예비군훈련장에서 소집훈련을 개인별로 1일(8시간) 받는다. 개인별 훈련소집통지서는 훈련일 7일 이전에 예비군에게 전달된다. 원격교육은 10월부터 약 2개월간 진행하며 개인별로 8과목(8시간)을 수강해야 한다.

문제는 훈련 대상이 많은 훈련장의 경우 무더운 7·8월에도 훈련을 실시한다는 점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비록 불가피하게 훈련시간은 축소됐지만 소중하게 마련된 소집 훈련인 만큼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속 재개된 훈련에 예비군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여름 일찍부터 폭염이 시작됨에 따라 예비군 훈련에 참가한 청년들이 더위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예비군 4년차인 박모씨(27)는 "예비군 훈련 갔을 때 현역 군인들이 폭염에 대비해 천막과 얼음을 준비하는 등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다"며 "35도를 웃도는 날씨에 야외 훈련임에도 마스크를 항시 착용하고 전투복도 두껍다보니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올해 첫 예비군 훈련을 받은 김모씨(26)는 "현역 군인들도 여름에는 훈련을 순연해서 하지 않냐"며 "예비군들이 땡볕에서 군장 싸는 훈련을 하는 걸 보고 아니다 싶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국방부 관계자는 "예비군 교육훈련 훈령에 따르면 재난지역 선포, 악천후, 감염병 등 특별한 상황시에만 훈련일정 조정이 가능하다"며 "폭염은 훈련 연기의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혹서기 기간 중 가장 무더운 약 2주 동안인 8월1일부터 15일까지 예비군 훈련을 진행하지 않지만 올해는 더위가 일찍 찾아온 만큼 상황에 맞게 훈련일정을 조정해야 하지 않냐는 지적도 나온다. 

◇훈련 소집 통보 통상적으로 1달전, 짧게는 7일까지도…여름철 휴가계획 차질

훈련 소집 통보 기간이 짧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예비군 훈련 소집 통지서는 통상적으로 한 달 전에 전달되지만 짧게는 1주일 전에 전달되는 경우도 있다. 

예비군 3년차인 구모씨(29)는 "해외여행을 가고 싶었지만 항공권이 비싸 여름 휴가 계획을 국내여행으로 미리 세워뒀다"며 "한 달 전에 소집일을 고지받아 이미 세워둔 국내여행 계획을 불가피하게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여름 휴가철 계획이 겹친 또 다른 예비군인 조모씨(28) 역시 "제주도 숙박과 항공권 수수료로 대략 100만원을 물어주게 생겼다"며 "의무를 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회사에서도 막지않는 연차를 부득이하게 바꿔야 하니 짜증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국방부와 병무청은 예비군 편의를 고려하여 빠른 시기에 소집통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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