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부담 덜어낸 기시다… 한일관계도 유연해질까

참의원까지 '국정 선거 2연승' 성공… 활동 공간 넓어져

'아베 조문 정국' 여론동향이 변수… 9월 개각 방향 주목

 

일본의 집권 자민당(자유민주당)이 10일 치러진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예상대로 압승을 거뒀다. 

이로써 자민당 총재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작년 10월 중의원(하원) 선거 이후 2차례 국정 선거(국회의원 선거)를 모두 자당의 승리로 이끌면서 향후 국정운영에 대한 '정치적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단 게 일반적인 평가다. 

일각에선 기시다 총리가 향후 한일관계에서도 좀 더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섞인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자민당과 연립 여당 공명당은 전체 248석의 참의원 의석 가운데 125석을 대상으로 치러진 이번 선거 개표결과, 76석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자민·공명 양당은 기존 70석을 포함해 총 146석으로 참의원 과반 의석을 달성했다. 일본 참의원은 6년 임기이며 3년마다 전체 의석의 절반씩 선거를 치른다.

전문가들은 일단 자민당의 이번 선거 승리가 향후 한일관계 개선에 긍정적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모두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배상 문제 등 양국 간 과거사 갈등에도 불구하고 한일관계 개선 필요성 자체에 대해선 공감해왔단 이유에서다. 

기시다 총리 본인 또한 보수 성향의 자민당 내에서 상대적으로 '온건파'로 분류되는 인사다. 

기시다 총리는 올 1월엔 우리나라의 반발 등을 고려,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 노동이 이뤄진 니가타(新潟)현 소재 사도(佐渡)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보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으나, 당내 보수 강경파들의 거듭된 요구에 등재 신청을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자민당내 보수 강경론을 주도했던 최대 파벌, 이른바 '아베(安倍)파'의 수장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이번 선거 지원유세 과정에서 총격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 향후 당내 역학관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베 전 총리가 아직 '후계자'를 두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으면서 오히려 기시다 총리 입장에선 '활동 공간이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기시다 총리 스스로 중의원을 해산하지 않는 한 3년 뒤 나머지 참의원 절반 의석에 대한 선거가 치러지기 전까진 국회의원 선거가 예정돼 있지 않은 점도 정치인 기시다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이르면 올 9월로 예상되는 기시다 총리의 개각 및 자민당 주요 당직자 인사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소위 '아베파' 인사들의 중용 여부에 따라 기시다 총리의 향후 국정운영 방향을 점쳐볼 수 있단 점에서다.

반면 다른 일각에선 자민당의 이번 선거 승리와 별개로 아베 전 총리 사망에 따른 '조문 정국'이 일본 내 여론과 기시다 총리의 향후 국정운영 방향 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기도 한다. 

즉, '아베 전 총리의 유훈을 따른다'는 이유로 자민당내 강경 보수 기조가 더 강화될 경우 향후 한일관계에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단 평가다. 기시다 총리는 당장 11일 회견에서 "아베 전 총리의 뜻을 이어받아" 납북 일본인 문제 해결과 헌법 개정 등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일본센터장은 "기시다 총리 입장에선 선거 뒤에도 여당을 결속하는 게 중요하다"며 "당분간 자기 색을 드러내는 데 신중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박진 외교부 장관도 이날 정례 회견에서 "일본의 국내 정국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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