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비서관 아내, 김건희 수행 안해"…대통령실 요청에 행사 기획

인사비서관 아내 신모씨 스페인 순방 동행 논란…대통령실 "적법절차 거쳐 문제 없다"

대통령실 채용 고려, 비서관 아내 이해충돌 소지로 무산…향후 동행 여부 "상황 따라"

 

대통령실은 6일 이원모 인사비서관의 아내 신모씨가 윤석열 대통령의 스페인 순방에 동행한 것을 두고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외교부 장관의 승인 등 적법적인 절차를 거친 '기타 수행원' 신분으로 참여했을뿐 아니라, 보수를 받지 않은 자원봉사 성격으로 이해충돌 등이 발생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씨는 인사비서관의 부인이어서 (스페인을) 간 것이 아니다"라며 "(스페인에서 진행된) 행사 전체를 기획하고 사전답사하는 업무를 맡기기 위해 그분에게 저희가 도움을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씨는 지난달 초 스페인 방문 사전 답사단의 일원으로 마드리드를 방문했고, 윤 대통령이 스페인으로 출국하기 5일 전 선발대로 먼저 현지에 도착했다. 귀국은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1호기를 이용했다. 

이 관계자는 '신씨의 역량이 공식 라인을 통해 공개적으로 검증된 것인가'란 질문에 "어려운 질문"이라면서도 "이분이 오랫동안 해외에 체류하면서 해외 경험이 풍부하고 영어에 능통하다. 지금 회사를 운영하며 주로 한 일이 국제교류 행사 등을 기획하고 주관하는 일이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포트폴리오 같은 것은 저희가 외부에 용역을 주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제출받는 절차가 따로 있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부연했다.

신씨는 이번 스페인 방문에서 윤 대통령 부부를 조력하기 위해 신원조회에 동의했고, 보안각서도 썼다. 

이 관계자는 "민간인이지만 민간인 신분으로 이 행사에 참여한 게 아니다"라며 "수행원 신분인데, 민간인이기 때문에 '기타 수행원'으로 분류된다. 기타수행원은 누가 임의로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인 도움이 필요할 경우에 외교부 장관의 결재를 통해 지정한다"고 설명했다.

대통령 주치의도 무보수 명예직으로 일종의 자원봉사인데, 신씨도 이와 같은 개념으로 봐야한단 것이다. 대통령 주치의가 해외 순방에 동행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타 수행원'이자 자원봉사자인 신씨의 이번 동행이 문제가 될 게 없단 주장이다.

이 관계자는 "신씨는 대통령 부부와 오랜 인연이 있다"며 "행사기획이라는 것이 전문성도 필요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대통령 부부의 의중을 잘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의 말과 달리 신씨는 김 여사와는 잘 알지 못하는 사이다. 따라서 김 여사보다는 윤 대통령과 인연이 있다는 추측인데, 실제 윤 대통령이 이 비서관과 신씨를 중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지난 2013년 1월 결혼했다.

이 관계자는 "신씨가 김건희 여사를 수행하거나 김 여사의 일정을 위해 간 것이 아니다"라며 "김 여사를 단 한 차례도 수행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행사 전체 기획 일에 참여한 만큼 김 여사의 일정 기획에도 참여는 했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음 순방 때도 신씨가 참여하는 것이냐'란 질문에는 "알 수 없다"며 "이분이 필요하지 않다 싶으면 안 가는 것이고, 순방의 성격, 국가의 성격이나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답했다.

대통령실은 신씨의 채용도 검토했다고 밝혔다. 신씨는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때 대통령실에서 근무하면서 관련 업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바이든 방한 행사에 관여했는지 알 수 없으나 초기 이분이 대통령실에 근무하는 것을 저희가 검토했었다"며 "그런데 남편이 인사비서관으로 확정되고 나서 이해충돌 등 문제가 있을 거 같아서 본인도 고사했다. 그래서 채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전 단계에서 일부 활동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채용은 안했다"며 "그로 인해 이해충돌 문제는 없다고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실 직원들 중에는) 채용도 하기 전부터 근무를 많이 했다"며 "지금 채용된 분도 있고 아직 정식 임용이 안 된 상태에서 현재까지 일하는 분도 있다.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결정해서 채용하지 않은 것이고, 그 이후로는 대통령실 업무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대통령실에는 신원조회 등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아 정식 임명이 되지 않은 채 일을 하는 직원들이 있다.

신씨의 남편 이 비서관은 검찰 출신으로, 검사 시절 대전지검에서 월성원전 수사를 담당했으며,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에는 김 여사와 가족의 법률 업무를 담당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으로 발탁됐으며, 상급자인 복두규 인사기획관과 함께 대표적인 검찰 내 '친윤' 인사로 분류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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