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무덤 복지부' 김승희도 자진사퇴…'인사 실패' 가열

정호영 이어 지명 39일 만에 또 낙마…"정치자금 유용, 고의 아니지만 관리책임 겸허히 수용"

尹대통령 '신속 결론' 직후 사퇴 입장문…"부끄럽지 않게 살아왔으나 가족들까지 상처 입어 힘들어"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지난 5월 26일 장관 후보자에 내정된 지 39일 만이다. 윤석열 정부 초대 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정호영 전 후보자에 이어 연거푸 낙마하게 됐다. 이에 따라 대통령실의 '인사 검증 실패' 논란도 재연될 전망이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그동안 저를 지지하고 성원해주신 윤석열 대통령과 저의 가족을 포함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후보자직을 자진사퇴했다. 

김 후보자는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객관적 근거가 없거나 저와 관련이 없는 가족들의 사생활에 대해서까지 수많은 비판이 제기됐다"며 "객관적 사실에 근거해 각종 의혹이 사실이 아님을 반복적으로 설명했으나 이 과정에서 공직자로서 부끄럽지 않게 살아왔던 저의 명예는 물론이고 가족들까지 상처를 입는 것이 무척 힘들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특히 정치자금에 대해서는 고의적으로 사적인 용도로 유용한 바가 전혀 없으며 회계 처리과정에서 실무적인 착오로 인한 문제"라면서도 "이러한 사실과 별개로 최종적으로 관리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지적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현재와 같이 정치자금 사용의 기준과 관리가 모호한 체계에서는 정치자금과 관련한 논란은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저와 같이 억울하고 불합리한 피해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국회 내 논의를 통해 정치자금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이루어지기를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마지막으로 "저의 사퇴가 국민을 위한 국회의 정치가 복원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며 "앞으로도 국민 행복과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제가 처한 어떠한 위치에서도 최선의 역할을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코로나19 재유행 대비와 연금 개혁 등 과제가 산적한 복지부는 정호영 전 후보자에 이어 또 다시 후보가 낙마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 이로 인해 윤석열 정부 출범 두 달을 앞두고 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다시 사퇴함에 따라 추가 인선과 인사청문회 등을 감안하면 복지부 장관은 석달 가까이 공석 상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김 후보자는 지난 5월 26일 지명 직후부터 과거 20대 국회의원 시절 문재인 당시 대통령에 대한 '치매 의심' 발언 등 막말 논란에 이어 자녀 특혜 채용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부적격 논란이 가열된 바 있다.

다만 대통령실과 여권으로서는 직전 후보자의 낙마에 이어 또 다시 낙마 사태가 발생하는 것은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다는 점에서 임명 강행 관측이 있어 왔지만 최근 들어 김 후보자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수사의뢰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자는 국회의원 시절인 2017년 정치자금으로 관용차 렌트 보증금 1800여만원을 내고 차량을 사용한 뒤 2020년 차량을 개인용으로 인수하면서 보증금을 포함해 비용을 치른 것으로 나타나 정치자금의 사적 유용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남편 차량의 보험료 30여만원도 정치자금으로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8일 김 후보자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대검찰청에 수사의뢰했다. 이후 여당 내에서조차 김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의견이 급격히 늘어나며 자진사퇴 불가피론이 확산됐다. 

급기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선관위의 수사의뢰 내용이나 각종 언론에서 나타난 의혹들을 종합 검토할 때 김 후보자 스스로 본인의 거취에 대해서 결단을 내려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제 개인적인 판단"이라고 말해 자진사퇴를 공개 거론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오전 용산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가부간에 신속하게 결론 내릴 생각"이라고 말해 결단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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