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이 사망했습니다"…집콕 끝난 배달 시장 라이더 이탈 가속

[라이더 엑소더스上] 밀물처럼 밀려왔다 썰물처럼 빠져나가 

배달용 중고 오토바이 매물도 쏟아져…2개월 만에 50%↑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집콕특수가 사라지면서 배달기사(라이더)들이 대리운전, 택배, 택시 업계 등으로 떠나고 있다.

주문이 뚝 끊겨 수입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직후 밀물처럼 들어왔음에도 다 함께 짭짤한 수입을 벌었던 때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1일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모바일인덱스 집계에 따르면 지난 5월 배달앱 3사(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월간이용자 수(MAU)는 32092451명으로 전달(33216220명) 대비 1123796명(3.38%) 줄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직전인 3월(3532만8명)과 비교하면 감소폭은 두드러진다. 두 달 만에 약 10% 이용자 수가 감소했다. MAU란 한 달 동안 해당 서비스를 이용한 순수한 이용자 수를 말한다.

배달앱 이용자 수가 줄자 콜(배달주문)도 뚝 끊겼다. '콜사'(Call+死)라는 신조어가 생겨났을 정도다. 주문이 거의 사라진 수준에 이르렀다는 의미다. 밀려드는 배달 주문에 플랫폼마다 서로 웃돈을 얹어가며 '라이더 쟁탈전'을 벌였던 코로나19 직후와 비교하면 수요와 공급이 완전히 역전된 모습이다.

한 라이더는 "라이더 일은 시간이 곧 돈인데 장시간 '콜사'가 오면 지옥이 따로 없다"며 "주변 라이더들도 반복되는 콜사를 버티지 못하고 대리기사나 택배기사, 택시로 옮겨간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라이더들은 배달 호황기엔 일한 만큼 수입이 더 늘어나는 고용 형태를 원했다. 그러나 상황이 급변하자 건당 수입보다는 정규직(고정급제)을 원하고 있다. 월급·주급+인센티브제로 배달을 뛰어도 수입은 배달 호황기 대비 30~50% 급감한 수준이어서 다른 일을 찾아 떠나고 있다.

중고 오토바이 매물도 쏟아지고 있다. 국내 최대 바이크 커뮤니티인 바이크튜닝매니아(바튜매)에서 배달 라이더가 주로 타는 125cc 미만 오토바이 판매 글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약 4770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준 지난 4월과 5월 판매 게시글은 각각 약 3200건과 4000건이었다. 배달용 오토바이 매물이 2개월 만에 50% 증가한 것이다.

배달앱 업계는 이용자 감소 원인으로 계절적 요인을 꼽고 있다. 봄과 초여름까지는 외부활동이 늘어 통상적으로 배달수요가 감소하는데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시점까지 겹쳐 감소폭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하긴 힘들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배달플랫폼이 외형성장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Δ점주 Δ이용자 Δ라이더 모두 불만이 쌓여있어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산적해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비가 계속 오르면서 직접 발품을 팔아 포장주문을 픽업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었다"며 "주요 플랫폼들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고자 단건 배달 등 과열경쟁을 불사한 것이 배달비의 급격한 인상 등을 부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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