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막막하다"…매년 되풀이되는 中企 호소 왜?

"체감 최저임금 1만1000원…원자재·물가↑ "견디기 어렵다"

동결 주장 되풀이, 물가 상승 근로자에게도 부담 지적도

 

"주휴수당과 4대 보험 부담에 최저임금 인상까지 막막합니다."

노동계가 내년 최저임금으로 1만890원을 제시한 것에 대해 중소기업계는 과도하다고 지적한다. 최근 5년 동안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올랐고 원자재 가격·물가 여파에 지불능력이 한계에 처했다는 이유에서다.

2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임위는 28일 7차 전원회의에 이어 최저임금 법정 심의 시한인 29일에도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중소기업계는 노동계의 최저임금 인상안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노동인력위원회는 전날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2023년도 최저임금 동결 촉구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계가 제시한 최저임금 1만890원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중소기업계는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Δ최저임금의 상대적·절대적 수준이 모두 높음 Δ지불능력 악화 Δ원자재 가격·물가 상승으로 인한 대응여력 한계 Δ일자리 유지 및 창출 등의 이유를 들고 있다. 

중소기업계는 최저임금이 지난 5년간 41.6% 올라 경제 수준 대비 이미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한다. 한국은행 조사 결과 최근 10년간 경제성장률은 연 평균 2.62%을 기록했다. 통계청 소비자물가조사에서 최근 10년간 물가상승률은 1.56%를 기록했다. 최저임금은 10년간 연평균 7.25% 인상됐고 과도한 수준이라는 게 중소기업계 설명이다.

중소기업계는 현재 최저임금인 9160원에 4대보험, 주휴수당, 퇴직금을 감안하면 인건비 부담이 상당하다고 호소한다. 

김문식 한국주유소운영협동조합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국가에 없는 주휴수당 제도가 있어 기업이 체감하는 최저임금은 1만 1000원"이라고 말했다.

높은 최저임금 미만율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최저임금 미만율은 최저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의 비율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는 3215000만명, 전체의 15.3%에 달한다. 급하게 오른 최저임금이 사용자의 지불능력을 넘어선 결과라는 게 중소기업계 입장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물가가 상승하고 있는 경기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조사 결과 국제 원자재 가격이 10% 상승할 때 중소기업의 영업이익은 약 0.8% 감소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납품대금에 반영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같은 물가상승은 중소기업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2020년 기준 중소제조업의 35.9%가 수급기업인데 이들은 매출의 81.4%를 납품대금에 의존하고 있다.

경기여건이 악화된 상황에서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기업은 고용 감축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다. 중기중앙회와 경총 조사에 따르면 46.6%의 중소기업은 최저임금 인상 시 신규채용 축소와 기존인력 감원으로 대응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다만 중소기업계가 최근 몇 년간 최임위 협상 과정에서 최저임금 동결, 업종별 구분 적용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앓는 소리만 되풀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중소기업계가 동결 논리로 내세운 '물가 상승'이 사용자뿐만 아니라 근로자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제기한다.

물가는 오르는데 최저임금이 동결되면 실질임금은 줄어든다. 사용자가 이같은 근로자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최저임금 동결을 계속 주장하는 건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일각의 우려다.

이태희 중기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물가 상승 등 부담을 어느 한 쪽이 다른 한 쪽에다 전가하는 것보다도 고통의 분담이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기업도 어려우니 최저임금 결정에 있어서 노사 모두 적절한 분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최저임금 구분 적용이 무산됐지만 공익위원 상당수가 최저임금 차등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고 권고했다"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진일보된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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