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군사합의 파기·밤 설칠 일" 위협…핵·ICBM 도발 나서나

김여정, 한미훈련 비난하며 "행동엔 결과 따른다" 경고

美바이든 정부에도 "4년간 잠 설칠 일거리 만들지 말라"

 

북한이 올 전반기 한미 연합지휘소훈련(21-1-CCPT)을 문제 삼아 "행동엔 언제나 결과가 따르는 법"이라며 강력 경고하고 나섬에 따라 무력도발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북한은 미국을 향해서도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고 밝혀 미 정부의 향후 대북정책 방향 등에 따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를 재개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한미훈련 최소화에도 "북침 전쟁연습…'붉은 선' 넘었다" 맹비난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의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3년 전의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다'는 15일자 담화에서 이달 8일 시작된 한미 연합지휘소연습을 "우리 공화국(북한)을 겨냥한 침략적 전쟁연습"으로 규정하고 "3월의 봄 계절에 스산한 살풍을 몰아오려고 작정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미 양국 군은 올 전반기 연합지휘소훈련을 예년과 마찬가지로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도상훈련(CPX)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훈련 일정엔 한미 양국 군이 참여하는 대규모 야외 실기동훈련(FTX)은 포함되지 않는다. 게다가 한미 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상황을 감안해 이번 훈련 규모를 "최소화"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이번 훈련 1주차 내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 전문가들로부턴 "미 정부가 올 1월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대북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 작업에 착수한 사실을 감안한 것"이란 등의 해석이 나왔던 상황.

그러나 북한은 훈련 2주차 시작과 함께 내놓은 김 부부장 명의 담화에서 우리 측을 향해 "자신들도 바라지 않는 '붉은 선'(레드라인·한계선)을 넘어서는 얼빠진 선택을 했다"며 "행동엔 언제나 결과가 따르는 법"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작년 6월16일 개성 소재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작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어 "실제 행동 가능성" 분석

특히 김 부부장은 이번 담화에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정리와 △금강산국제관광국 등 관련기구 해체, 그리고 △9·19 남북 군사 분야 합의서 파기 등을 향후 자신들이 택할 수 있는 선택지로 적시했다.

여기서 조평통과 금강산국제관광국 등의 정리·해체는 '비(非)군사적 조치'에 해당하나, 9·19 남북 군사 분야 합의서 파기는 '군사적 조치'를 의미한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9·19 합의엔 남북한이 군사적 긴장·충돌을 막기 위해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와 관련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작년 6월 개성 소재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기 사흘 전 김 부부장 명의 담화를 통해 연락사무소 폐쇄, 개성공업지구 완전철거, 남북군사합의 파기를 거론했던 것과 유사하다"며 "이번 담화 역시 실제 행동을 예고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특히 북한이 올 1월 제8차 노동당 대회 당시 '국가방위력'을 강조했단 점에서 "이미 언급한 첨단무기 개발을 위한 시험발사 등을 행동으로 옮길 시기가 됐다"고도 말했다.

북한은 앞서 당 대회를 통해 △초대형 핵탄두 생산과 △핵기술 고도화 및 핵무기 소형경량전술 무기화 △극초음속 활공비행 전투부 개발 △고체연료엔진 ICBM △핵잠수함 및 핵탄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무인정찰기 및 군사정찰위성 연구사업 등의 중핵 구상과 전략적 과업들을 제시했었다.

북한은 지난 2017년 11월 이후 핵실험과 ICBM급 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한 상황에서도 관련 기술개발과 무기 제조 등은 계속해왔다는 게 국내외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외교적으로 유리한 환경 조성 위한 심리적 압박" 해석도

그러나 작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때도 김 총비서가 대남 군사행동계획은 막판에 '보류'했었단 점에서 이번에도 "실제 군사적 행동을 단행할 지는 미지수"(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란 관측도 나온다.

게다가 북한이 ICBM 시험발사 등을 재개한다면 미국 또한 이를 '레드라인'을 넘은 것으로 보고 고강도 대응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왕선택 여시재 정책위원도 김 부부장의 이번 담화는 "즉각적인 도발행위를 통보한 게 아니라 대응 행동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남한과 미국에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게 목적인 것 같다"며 "'앞으로 북한이 도발적 행동을 한다면 그 책임은 남한에 있고, 하지 않는다면 김 총비서의 자비'란 프레임을 만들어 외교적으로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해석했다.

정대진 아주대 교수 또한 "김 부부장의 이번 담화는 향후 긴장국면이 얼마든 더 조성될 수 있고 그 책임은 한미 당국에 있음을 미리 밝히는 '명분쌓기'용 성격이 크다"며 "북한은 비군사적 대응을 내놓고 향후 군사적 대응으로 수위를 높여가는 특유의 점증법을 보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설명했다.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에 대한 "충고"라며 "앞으로 4년 간 발 편 잠을 자고 싶은 게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연합지휘소훈련은 누차 말했듯 연례적으로 실시해온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라며 "북한은 한반도에서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를 구축하기 위해 대화에 호응하는 등 유연한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 한미훈련은 오는 18일까지 진행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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