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 생기면 나타난다…국힘 해결사 ‘윤핵관’ 권성동

이준석-정진석 갈등 ·민들레·최고위원 인선도 직접 중재

權, 尹대통령과 매일 통화 윤활유 역할…국회 공백은 과제

 

"앞으로 저는 할말하는 강단으로 대통령과 당이 국민 눈높이서 벗어나지 않게 하겠다." 

지난 4월8일 권성동 원내대표가 내놓은 당선 인사말이다. 70일이 지난 6월18일, 그는 당 안팎에서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해결사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며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중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 초선의원은 "정부에 할 말은 하는 원내대표다. 당원들 사이에서 신임이 두텁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강력한 카리스마로 무장한 '형님 리더십'으로 의원들을 이끈다는 평을 듣는다. 한번씩 욱할 때도 있지만 솔직해 사람들이 잘 따른다는 평이 많다. 행동력이 강한 '동네형' 스타일이란 평도 나온다. 

취임 한달도 안돼 검수완박 여야 합의 번복으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권 원내대표는 인사청문회 정국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준석 당 대표와 정진석 국회부의장 간 설전, 이 대표와 안철수 의원 사이에 당 지도부 인선 갈등, 의원모임 '민들레' 등 뇌관이 터질 조짐을 보일 때마다 중재 역할에 적극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이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거취를 고심하고 있을 때 당내 의견을 청취해 "거취 문제는 본인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고 사퇴를 압박한 것도 권 원내대표였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수석을 지낸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국무조정실장에 내정됐을 때에도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부동산 문제를 총괄적으로 책임졌던 분을 윤석열 정부 경제 수장을 맡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윤 대통령과 한덕수 총리에게 당의 우려를 전달, 지명 철회를 이끌어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권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해 총대를 메고 낙마시켰다는 뒷얘기가 나온다. 

이 대표와 정 부의장 간 설전이 벌어졌을 때도 "감정 싸움으로 비화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당을 위해서 소모적인 논쟁은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며 중재에 나섰다. 당내 친윤계가 주축이 된 의원모임 민들레가 '계파 부활' 논란이 있을 때도 "국민들에게 오해를 받을 수 있는 모임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발족을 안하면 좋겠다"고 제동을 걸었다. 

최고위에서도 공천 문제나 당 지도부 인선 등을 두고 이 대표와 최고위원들 간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흐르면, 권 원내대표가 나서서 '그러지들 말자'며 적극 중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최근엔(16일)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을 두고 이 대표와 안 의원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자, 권 원내대표가 직접 안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중재를 시도하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16일 YTN라디오에서 "원내대표가 2인자 아니겠나"며 "당 내에 당 대표와 다른 의원이나 당 대표나 다른 최고위원들 간의 의견이 다르거나 갈등이 있으면 중재 조정을 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당 대표는 물론이고 모든 의원 당원들하고 연대를 해야 되는 입장이고 연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권 원내대표에 힘이 실리는 배경에는 폭넓은 인맥이 있다. 윤 대통령과 권 원내대표는 거의 매일 통화하며 현안을 논의하거나 편히 일상사를 나눈다고 한다. 권 원내대표와 윤 대통령은 검찰 선후배 사이로 정계 입문 전부터 막역한 친구 사이다. 윤 대통령은 검사 시절 강릉 출신인 권 원내대표에게 찾아가 어린 시절 강릉에 산 인연을 언급하며 먼저 인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과 원내대표 간 인연이 당정간 윤활유 역할을 하는 셈이다.  

초반 각을 세우던 이 대표와도 관계가 부드러워졌다. 차기 당권을 두고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해석도 있지만, 권 원내대표가 당대표로서의 지위를 인정해주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다. 당내엔 '30대 0선' 당대표라고 이 대표를 곱지 않게 보는 시선이 있는데, 권 원내대표는 깍듯이 당대표로 대우한다는 것이다. 지난 16일 기자들에게 안 의원과 통화한 내용을 언급하면서도 "그 상황에 대해서는 우리 이준석 대표께 보고드렸다"라는 표현을 사용한 바 있다.  

장제원 의원과도 사이가 좋다. 장 의원은 민들레 모임 '계파 논란'이 불거졌을 때도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권에서 성동이 형과 갈등은 없을 것이다. 한번 형제는 영원한 형제"라고 적었다. 장 의원은 민들레 모임 불참 의사를 밝힌 후 권 원내대표에게 "형 사랑해"라는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도 전해졌다.  

덩달아 당내 인기도 높아졌다. 한 초선 의원은 "한덕수 총리나 국무조정실장 낙마 문제를 해결한 것과 관련해 당원들의 신임이 두텁다"며 "의원들이 다들 저 인사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공개적으로 이슈를 꺼내고 자진사퇴시키면서 당정 관계에서 당이 할 말은 할 수 있는 분위기 만들었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은 권 원내대표에 대해 "겉으로 보기엔 본인 주장이 셀 것 같지만, 의원들이 찾아가 의견을 전하면 최대한 들어주려고 하는 편"이라며 "대통령에게 할말은 하는 분이라 여당으로 일하기 편하다"고 했다. 한 최고위원은 "저희한테 본인 생각을 다 말씀해주시고 겉으로 다 드러내시는 분"이라고 긍정적으로 평했다. 

권 원내대표는 여소야대 국면에서도 한덕수 국무총리 인준과 윤석열 정부 첫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 등을 순조롭게 풀어냈다. 그러나 권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평가될 '진짜' 시험대는 이제부터라는 말도 나온다. 20일째 공회전하고 있는 원구성 협상, 윤석열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입법 지원 등 등 쉽지 않은 과제가 남아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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